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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 Oct 05. 2024

[문답55]  K-학부모들이 가진 공통적인 생각은?

당신도 부모가 되어보고 싶나요?

K-학부모라고 하니 조금은 부정적인 느낌이 든다. 아직 부모가 되어보지 않았기에 정확히는 모른다. 하지만 K-학부모였던 부모님 밑에서 자랐기에 그 수혜자로서 어느 정도 느낀 점은 얘기할 수 있다.


인이 되고 나서 생각은 3가지 정도다. 물론 이 모든 현상은 끔찍이도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발현됐다고 생각한다.


1. 자녀에게 자신의 욕구를 투영한다. (자신과 자녀를 동일시한다)
2. 자녀의 성공과 실패가 자신 덕분 혹은 탓이라고 생각한다.

3. 언젠가 자녀가 자신에게 어떤 방식이라도 보상을 해주길 바란다.


물론, 모든 부모가 그런 아니다. 다만, 우리가 사회에서 많이 마주하고, 다수 미디어에서 묘사하는 K-학부모의 모습이 그렇다는 것이다.





Q. 그 생각 뒤에 자리 잡고 있는 감정은 무엇일까요?


여러 감정이 짙게 엉킨 애정. 그리고 열등감 혹은 우월감. 


자녀와 자신을 동일시하고 자녀가 자신의 덕을 봐서라도 잘되길 바라는 마음 뒤에는 분명 애정이란 이름으로 뒤엉킨 수많은 감정이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일일이 나열하기에는 너무 많다.


자신이 누리지 못한 것을 누리게 해 주고, 자신이 겪은 힘듦을 겪지 않게 보살펴주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지 않을까.


단, 자신의 결핍에서 오는 감정을  자녀에게 과하게 투영한 나머지, 과잉보호나 지나친 방임이 되면 그때는 분명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부모는 자녀에게 언제든 돌아가서 쉴 수 있는 굳건히 서 있는 기둥이 야지, 이리저리 바람에 흔들리는 가지가 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Q. 만약 그 감정이 없어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자녀가 있는 한 그 감정은 결코 사라지기 않을 것이다.


일례로 우리 부모님만 봐도 그렇다. 이미 두 아들이 독립했지만 여전히 챙겨주고 싶은 마음과 감정을 표현하신다. 부모가 되어봐야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기에 결코 사라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만약 그 감정이 사라진다면?부모의 마음은 한층 가벼워질 순 있겠지만 그 가벼움이 결코 편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 더 많은 문제들이 발생할 수도 있다.  






Q. 그들의 생각에 대해 당신은 어떤 입장인가요?


예전에는 부모님이 조금 더 나의 입장에서 생각해 주길 바랐다. 쿨하고 자유로운 그런 부모가 좋은 부모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은 잘 모르겠다. 사회 경험이 늘고 생각의 폭이 넓어져서 그런 걸까? 자녀를 낳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걱정도 된다. 그래서 그런지 그저 별 탈 없이 건강하게 키워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K-부모도 결국은 부모가 되기 위한 성장통을 겪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감정들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그 시간을 겪지 않고서는 결코 부모가 될 수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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