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원 교수의 '저속노화 마인드셋'을 읽고
"유전이라는 볼북볼 요소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지만, 생활습관은 스스로 선택하고 바꿀 수 있는 부분이다. 마치 매주 소액의 용돈으로 복권을 사는 것은 큰 문제가 없지만, 그것에만 기대어 삶을 꾸려나갈 수는 없는 것과도 같다. (중략) 대다수의 우리에게는 통계적으로 입증된 정석이 통한다. 평균적인 사람에게는 담배를 끊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꾸준히 움직이는 생활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결국 건강과 수명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저속노화 마인드셋 中, 정희원 교수
불편함을 견뎌라. 따분함을 느껴라. 요즘 의식적으로 내게 되뇌는 말이다. 더 이상 편리함과 익숙한 자극에 길들여지고 싶지 않아서인지, 하루에도 수백 번 내 행동을 다시 한번 의식하려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 이걸 왜 하고 있지?" 하고 생각하는 순간, 이 행위가 나에게 이로운 건지 아닌지를 스스호 분별하게 된다. 이건 작은 일일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결코 그렇지 않다. 편리함에 계속 길들여지다 보면 언젠가 기형으로 변해있는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디지털 기기에 길들여져 굽어버린 등과 거북목처럼 말이다. 손쉽게 얻을 수 자극에 빠져 과부하 상태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뇌를 어떻게든 구원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므로 일반 대중으로서 의학 정보를 받아들일 때는 지나치게 자극적인 정보에 흔들리기보다 증거가 갖춰진 권고안을 우선 확인하면서 꾸준히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자세가 좋다. 더불어 노화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두려워하기보다 차근차근 대비하는 태도가 좋다. 증거기반의학 개념을 이해하면, 세상에 퍼진 괴담에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더 건강한 삶을 가꾸는 데 도움이 된다."
-저속노화 마인드셋 中, 정희원 교수
사람들은 자각할까? 우리 자신이 얼마나 많은 자극에 고통받고 있는지를. 일상에서 사람들을 바라보다 보면 안쓰럽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물론 나 또한 같은 처지일 테지만, 수많은 매체에서 말하는 건강 상식에 파묻혀 오히려 자신만의 건강 루틴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직접 오랜 시간 테스트하고 경험해보지 않고선, 내 몸에 대해 결코 잘 알 수 없다. 정보를 얻고 그대로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전문 지식과 오랜 경험에 근거한 루틴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운동선수들은 오래전부터 '고통 없이는 없는 것도 없다(No pain, no gain)'이라는 격언을 떠올리며 성장의 진실을 몸으로 경험해 온 사람들이다. 저속노화, 느리게 나이 드는 삶은 가늘고 길게 수명만 늘리는 삶을 추구하지 않는다. 성장 마인드셋은 노년에 이를수록 더욱 활기차고 농밀한 삶의 경험을 가능하게 해 주고, 굵고 긴 삶을 스스로 디자인할 수 있게 해 준다. 살아가면서 숫자로서의 나이는 늘어가지만, 신체와 인지 등 전반적인 기능의 총합인 내재역량은 충분히 성장하는 삶을 그려낼 수 있는 것이다.
(중략)
쉴 때는 시간을 좀 더 써서 마음 챙김 명상을 연습해 보는 것도 좋다. 내 마음의 평온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은 근력과 비슷한 면이 있다. 형편없는 근력으로는 데드리프트가 어림없듯 마음 놓침 상태나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익숙해져 있으면 마음 챙김은 어림없다고 느껴진다."
-저속노화 마인드셋 中, 정희원 교수
건강하게 나이가 들어가는 삶, 말은 쉽겠지만 그대로 살아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고속노화를 촉진시키는 환경 속에서 저속노화를 추구하는 삶은 큰 반대와 비난, 그리고 무엇보다 계속되는 자극의 유혹에 흔들릴지도 모른다. 절제는 또 다른 형태의 고통을 뜻하기도 한다. 따분함도 마찬가지다. 24시간을 따라다니는 자극으로부터 벗어나 차분히 명상을 하고 책을 읽거나, 달리기를 한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항상 의식이 깨어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팰프스와 킵초게의 사례는 평범한 행동의 비범한 결과를 보여준다. 두 선수 모두 특별한 순간에만 열정을 불태운 것이 아니라, 일상의 과정을 성실히 반복함으로써 장기적인 성취를 이뤘다. 작은 습관일지라도 제대로 형성해 지속하면 복리처럼 효과가 쌓여 미래의 큰 변화를 이끌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더 나은 삶을 만들기 위해 삶을 바라보는 관점과 오늘의 생활환경을 조금 바꾸고, 사소한 좋은 행동 하나를 추가하고, 즉각적인 만족보다는 미래의 성취를 떠올리며, 약간의 불편함을 경험해 보면 어떨까? 지금 시작한 좋은 습관이 먼 훗날 놀라운 편안함으로 돌아올 것이다."
-저속노화 마인드셋 中, 정희원 교수
건강하고 좋은 습관이 복리처럼 쌓여 삶을 바꿔나간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팰프스와 킵초게는 일반인과는 다른 노력과 습관을 했겠지만, 그들이라고 24시간 내내 운동만 하진 않았을 것이다. 다만 그들에게는 엄청나게 규칙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훈련의 시간이 있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라면 그 시간에 가벼운 자극을 느끼며, 시간을 보냈겠지만 두 선수는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강한 의지 때문이든 엄격한 환경 때문이든,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들에게는 명확한 습관의 동기가 있었다. 우리도 그걸 깨닫는다면, 디지털이 지배한 현대 사회의 자잘한 자극들이 별로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