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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이유는 회사가 아니다

매일매일 짧은 글 - 11일 차

by Natasha Apr 01. 2025

아침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는데 부고 메시지가 왔습니다. 지인의 어머니 소식이었죠. 코로나 기간 동안 만나지 못했지만 1년에 한 번쯤은 짧게 안부를 전하던 분이었어요. 좋은 일도, 또 그렇지 않은 일도 소식을 전해주어 고마웠습니다. 경황이 없을 텐데, 그 황망한 마음 가운데 이렇게 주변에 슬픈 소식을 전해야 하는 그의 마음을 어찌 다 이해할 수 있을까요. 부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대학생 시절부터 외부 동호회 활동을 많이 해 그 나잇대에 비해 결혼식과 장례식에 많이 갔어요. 지금은 얼굴도, 이름도 기억이 안나는 사이이지만, 그래도 축하와 위로의 자리는 꼭 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슬픔을 나누는 일은 어떤 방식으로든 함께 추모하고 마음을 전하려고 노력했어요. 어찌 보면 그 모든 것이 결국 제 마음이 편하려고 그렇게 한 것이 아닌가 싶지만… 뭐 그랬습니다.


오늘 하루는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역시나 헛소리를 내뱉는 회사의 리더에게 대꾸도 하기 싫은 오전 회의를 마치고, 여기저기서 날아드는 업무 협조 메일에 스케줄을 정리하고, 기획안을 작성했죠. 그러면서 문득 또 문득 엄마를 잃은 지인을 생각합니다. 내가 일로 스트레스받는 시간에, 사랑하고 소중한 이들을 한 번이라도 더 연락하고 함께 하고 아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내 인생에 쓸모없는 사람들에게 화내고 짜증 내는 것이 정말 시간 낭비, 감정 낭비잖아요.


일을 하고 생활을 이어가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그 역할을 하는 것도 참 중요하죠. 하지만 무엇보다 내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가 이 그지 같은 일 때문은 아닐 거예요. 그러니까 당신의 꼴 보기 싫은 상사, 거래처, 의뢰인 따위로 괴롭지 마세요. ‘그들은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고 철저히 외롭고 고되고 쓰레기 같은 인생 말년을 보낼 거야 ‘, ‘난 저런 종과 상종을 하지 말아야지’, ’ 너네보다 난 소중한 존재야’ 오늘도 멘탈 관리하며, 매일매일 짧은 글, 11일 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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