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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미 Apr 06. 2023

나이 들면서 배우는 것들 - 1편

과거에는 어렸던 내가 이세계에서는 개꼰대?

이 글은 대략 3부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몇 부작으로 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3이 안정적인 숫자라면서요...?






0. 과거에 피도 안 말랐던 내가 이세계에서 벌써 꼰대층?

(라노벨식 제목 짓기 해봤슴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라는 표현도 옛날 사람 표현일 것 같다.

요새 사람들이 모르는 문장 중에 하나가 아닐까.

덧붙여 내 윗 세대 사람들은 생일을 "귀 빠진 날"이라고 부르던 세대였다.


앞자리가 2일 때는 살면서 느낀 것을 이야기해도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20대가 알아봤자 뭘 알겠냐'는 헬조선식 K-나이 무시를 10년이나 겪었다.


지금부터 나름 열심히 살아온 아재의 인생 일장연설 있으시겠다.


나는 스물두 살에 첫 창업을 했고, 대학교 다닐 때는 동아리와 대외활동을 총 10개나 했으며

대학원 다닐 때는 2년 내내 팟캐스트를 병행했다.


취업 이후로는 성인들 코딩 과외를 병행하며 밤새 현금을 꾸준히 벌었고,

사부작사부작 2번 더 창업을 해서 매출을 일으켰다.


그렇게 살다 보니 20대 후반까지 번 돈도 좀 있었고,

불안한 창업에 대해서 극도로 경계심을 나타내는 부모님을 달래기 위해

1번의 중소기업 개발자, 1번의 대기업 이직까지 총 3군데의 이직을 30대 전까지 완성(?)했다.


살다 보니 앞자리 3이 되어있었다.

그것도 꽤 지났다.


이제는 내가 어디 가서 같은 이야기를 해도 나름 약발이 먹힌다 (이왜진!?)

나이가 들면서 느끼는 첫 충격적인 상황인데,


현실에서 열심히 살다 보니 이럴 때도 있구나 싶고

사회에 나오니 내가 경험 많다고 썰 푸는 꼰대충!? 이 될까 봐 요새는 닥치고 있게 된다.



이거 뭐야.. 무서워...



이제는 40대 중에서도 젊게 사는 사람들을 "영포티"라고 부른단다.

한글로 단어 개웃기다. "새마흔" ㅋㅋㅋㅋㅋㅋ

(이것은 새마을금고의 패러디인가..)


어느 정도 나이 들면 알겠지만, 나이 들었다고 다 성숙하거나 철들지는 않는다.

친구들 만나면 장난치는 것 똑같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 앞에서는 다 무장해제가 된다.


마음속에 애새끼(?) 한 명씩 다 있다는 말씀이다.

그건 50대든 60대든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멀쩡히 잠자다가 나이 들면서 느낀 것들도 있고 해서 글로 남겨둘 생각으로 컴퓨터를 켰다.


이제 시작해 봅시다.






1.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지면서 변하게 되는 점


가장 첫 번째로 느끼는 변화는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진다는 것이다.


옛날 사람 식으로 고사성어 하나 나가신다.


無恒産 無恒心 (무항산 무항심)이라는 문장이 있다.

이거 문과 학생들 중에 윤리를 해본 사람이라면 알 수도 있다.

(요새 수능 사회탐구 과목은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이라매?

나 때는 윤리 하나였다 이 말이야!)


맹자라는 사람이 한 말인데,

많이 풀어서 설명을 하자면


"꾸준히 들어오는 현금이 없으면, 꾸준히 유지되는 마음도 생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사람이 안정된 마음(착하고 바른 마음)을 가지기 위해서는 생활이 어느 정도 유지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형편이 어려워지면, 원만하게 살기가 어렵긴 하다.



지나가는 초등학교 3학년도 말할 수 있는 뻔한 이야기를 왜 먼저 꺼냈냐면,

이게... 겪어보니까 진짜라는 것이다.


우선 부모로부터 독립적인 경제생활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른이 되는 것이 시작이다.


나는 어렸을 때 아르바이트도 꽤 많이 했고, 대학교는 부모님 회사로부터 지원이 나왔고

대학원은 모든 학기 장학금을 받았으니 성인이 되어서는 부모님께 큰돈을 받아 쓴다거나 한 일은 없다.

(이 부분은 부모님 입장도 들어봐야 할 것 같긴 한데 우선 내 관점에서는 그렇다.)


대학교 졸업 이후에는 물리적으로 독립하고 나니 전기요금, 수도세부터 시작해서 음식물 쓰레기 버리기, 방 청소, 출근과 퇴근, 연애와 여행 등 알아서 모든 것을 결정해야 하니 당연히 성숙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환경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ㄱ. 돈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다.

(AKA 자낳괴가 되어가는 과정이랄까...)


집이 항상 깨끗한 건 누군가가 치우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동안 일하면서 벌어보지 않았으니 누군가가 대신 일해주고 있었겠지?

부모가 주는 돈으로 생활한다는 것은 부모의 잔소리와 울타리 안에서 스트레스받아야 한다는 단점도 있지만, 그만큼 돈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창업이든 취업이든 하게 되면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돈이 들어온다.

이 돈으로 저축을 하는 사람도 있고, 집을 사는 사람도 있으며

여행을 가거나 먹고 싶은 것을 잔뜩 먹기도 한다.


이제 내가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게 되게 중요해지는 포인트인데, 선택을 한다는 것은 다른 것을 포기한다는 것과 동치이다.

여러 옵션 중 각자가 생각하는 기회비용이 가장 작은 행동을 선택한다.


자본주의 돈무새인 나는 남들 여행 갈 때 안 가고 아꼈다.

수익형 부동산을 일찍 샀고, 연금저축펀드와 IRP에 거의 모든 돈을 묶어버렸다.


그 결과 자동차를 사는 것을 포기하게 됐고

다른 사람들보다는 다소 어려운 연애의 길(?)을 걷게 됐다.


원래 있어 보이는 사람은 진짜 있는 사람이거나 있는 척하는 사람일터.

(씀씀이가 좋은 사람이 인기는 많더라..)


나는 혼자서 생존하기 위해서 대학교를 다니면서

강제로 어른이 되어야 했고 돈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었다.



ㄴ. 부모의 기대와 다른 선택을 하게 된다.


살면서 당연히 누구나 하고 싶은 대로 살았겠지만,

진지하게 돌이켜 생각해 보면 주변의 시선과 생각에 얼마나 이끌려 살았는지 알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태어나서 일정 수준의 나이가 되기 전까지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정 말 아 무 것 도 없 다.


내가 태어난 국가, 우리 가구의 소득 수준, 내 주변의 친구와 인맥들까지

모두 부모가 선택한 환경에서 강제로 같이 살아야 한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부모가 생각하는 수준이 나의 한계가 되며

그 선택지 내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다.


평생 개근상이 성실함의 척도라고 생각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가

당장 내일 자퇴하고 유학을 갈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나.


그런데 경제적으로 독립하면 부모의 기대와 한계에서 완벽하게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자유는 당신에게 책임감을 부여한다. 니 선택이니까 니가 책임지라고.


사실 여기서부터는 부모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장성한 자식이 돈을 펑펑 쓰고 다니든, 죽어라 몸을 혹사해서 돈을 모으든

자기 인생은 자기가 사는 것이지.


선택이 내 것이 되면 엄청나게 시야가 넓어진다.

세상에 별에 별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정말 수 천 가지의 라이프 스타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며,

그리고 자유롭게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용기가 있는 사람들 인지도 깨닫게 된다.

(암.. 그럼 그럼.. 자유롭게 산다는 것은 어른으로서 서글픈 일이여~)




ㄷ. 기대되는 소득이 있으니 극도의 불안에서 벗어난다.


다음 달에도 들어올 돈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일단 당장 불안한 게 없어지고 계획적인 생활이 된다는 의미니까.


그렇기 때문에 여행을 갈 비행기도 예약할 수 있고, 다음 달 소개팅 약속도 잡을 수 있는 게 아니겠는가.


꾸준히 들어올 소득이 생기니까 불안감이 다소 낮아지게 되는 것도 있다.






2. 많은 사람들을 겪어보며 변하게 되는 점


대표적인 게 연애 아니겠나.

어느정도 연애를 겪다보면 최악의 쓰레기부터 절대 놓치면 안 됐을 사람까지 모두 만나게 된다.


그렇게 자신이 만날 수 있는 최저부터 최고의 사람을 겪게되면 사람을 보는 눈이 많이 바뀌게 된다.


예전에는 저런 사람이 좋아 보였다면 지금은 다른 사람이 좋아 보이게 된다.

(그렇다면 어렸을 때의 이상형 하고 결혼하면 대참사?!)


연애 전에는 화려해 보이고 좋아 보였던 사람이

알고 보면 속물이거나 텅 빈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별 기대 안 하고 일단 만나본 사람이

정말 착실하게 살아가고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인 경우도 있다.


문제는 우리는 컴퓨터가 아니라서

수 천 개의 연애작업을 동시 병행할 수 없다는 것.


나쁜 사람을 만나서 상처받고 성장하는 것은 좋은 추억으로 어떻게 두뇌를 포토샵 해보겠는데

좋은 사람을 놓쳤을 때의 후회가 너무 길게 느껴진다.


그래서 내 사람들에게는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며

자연스럽게 가족들에 대한 감사함이 생긴다.


살다가 어느 정도 크면 부모님을 무시하는 경향이 생기는데

어른이 되면서 부모님을 존경하게 된다.


세상살이가 힘들어지고 상처를 주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내 곁에서 나를 키워주고 내편이 되는 사람들이 얼마 없다는 것을 진정으로 깨닫게 된다.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하루라도 빨리 느끼자!


근데 오히려 아예 반대인 경우도 많이 봤다.


최악의 부모 밑에서 빠르게 손절하는 경우다.

성장 과정에서 너무 불행하게 컸고, 부모와 극도로 갈등이 있는 사람은


그 울타리를 벗어나면 이제 온전히 자유롭게 자신만의 길을 간다.

오히려 가족들이 그 사람에게는 족쇄였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을 겪는다는 것은

가족보다도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상처만 주는 사람이 있다면,

상처를 치료해 주는 사람도 있지 않겠는가.



상처를 치료해 줄 사람 어디 없나~ 가만히 놔두다간 끊임없이 덧나~~~

                    


연애, 가족 그 이후에는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 되시겠다.


회사에서 만난 사람들에게서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삶의 태도나 재테크는 많이 휘둘리는 사람들도 봤다.


다이어트에는 관심도 없던 사람이 어느새 헬창무리와 함께하고 있고

돈에는 관심도 없던 사람이 투자 공부를 하고 있다!?


출근부터 퇴근까지 같이 있는 사람의 영향을 안 받을 수는 없다.

그래서 내 주변에 어떤 사람이 있느냐에 따라 내 성공여부가 정해진다는 이야기가 있는 게 아닐까.


당신 주변의 5명의 평균이 당신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래서 회사에서도 좋은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반대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으면 너무 흑화한다.



착한 스파이더맨도 빡치면 무섭다규


주변 사람들에게서 배워야 하는 것 중에 하나는

바로 기분이 태도가 되면 안 된다는 것.


내가 기분 나쁘다고 기분 나쁜 태도로 살게 되면

주변에 진짜 좋은 사람들 다 떠난다.


그거 하나는 중요하니까 기억할 것.







글을 마치며


대충 한 10개 정도 생각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독립, 많은 사람들을 겪으며 변하는 것 외에도

나 자신에 대해서 잘 알게 된다거나 (+ 타인에게 무관심해짐)

지나치게 관계에 집착하지 않게 된다는 것도 있다.


요새 특히 나이 들면서 사람이 많이 변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데


빨리 2부를 작성해서 돌아오겠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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