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업을 하고 살 것인지에 대해 자주 생각하고 있다. 정했다고 해서 무조건 그 일만 하고 살게 될 것 같진 않지만 지금부터 최소 3년에서 5년까지는 어떤 일로 먹고 살 것인지 섣불리 선택하면 안 될 것 같아서 고심해서 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렇게 매일 작은 미래를 다양하게 그리다 보면 머릿속 맥커터가 나타난다.
임신 출산 그리고 육아.
그 순간부터 기준이 바뀐다. 내가 하고 싶은 일에서 애를 키우면서도 할 수 있는 일. 현재 자영업을 하면서 다시 입사를 해야 하나 고민하는 날들이 있다. 그때마다 드는 생각은 "그래서 지금 입사하면 애기 낳는다고 1년 만에 휴직하게?"
결혼을 했기 때문에 당연히 아이를 가져야겠다는 것은 아니다. 이 사회에서 요구되는 정상성, 단란한 가정에 대한 결핍이자 벗어나지 못한 굴레다. 아빠가 누군지도 모르고 큰 나는 30대가 되어서도 가끔 누구일까 살아는 있을까 궁금해하며 살아간다. 나에겐 엄마, 아빠, 자녀가 있는 가정이 정상이다. 그리고 이 사회는 틀렸고 정상의 기준은 없다고 말하며 어느 누구보다 그 '정상'에 끼고 싶어 한다.
그리다 만 그림은 다음날 다음 장으로 넘겨 똑같은 내용을 그리고 또 똑같은 부분에서 그리다 만다. 해결이 될지, 해결을 할지, 어떤 선택을 할지 아무것도 모른다.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