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Podoals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미 Jan 25. 2021

쓰다 만 편지

과거의 나에게로부터

 “(...) 생각해 보면 내가 가장 행복하다고 여겼던 순간은 금세 휘발되는 것들이더라. 행복이라는 감정 자체를 삶의 목적으로 삼는다는 건 생각보다 위험한 일인 것 같아. 내가 현재 행복한지 아닌지 내 감정의 잣대로 끊임없이 점검하다보면 금세 지치게 돼. 그래서 이젠 그냥 뻔한 말을 따라 보려고. 순간의 감정보다는 방향에 집중하는 것. 옳은 방향을 걷고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당장 행복하지 않아도 조급해하지 않는 것으로 하자.



오래 전에 아마도 쓰다 말았던 엽서를 서랍 구석에서 발견했다. 수신인도 가물가물한 이 편지가 정작 지금의 나에게 닿게 될 줄이야. 가장 좋은 타이밍에 편지를 보내 준 과거의 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소소하지만 확실하지 않아도 되고, 당장은 행복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이리도 안심이 될 일이었던가. (Nov16, 2020)

매거진의 이전글 가로등의 위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