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는 가볍게, 내구성은 오래, 허리는 편안하게, 지갑은 부담 없게
군인 시절 내무반 관물대 밑에는 국방색 삼단 토퍼가 있었다. 이등병은 아침 점호시간에는 기상하고 3초 안에 삼단토퍼와 이불을 개고 내무반 침상에 각 잡고 앉아있어야 했다. 초저가 재생폼으로 만들어진 군납 제품이었지만 군대 삼단토퍼는 많은 장병들의 꿀잠을 책임졌음.
그리고 20년 뒤에 우연한 계기로 시중에서 판매하는 삼단 토퍼에서 하룻밤 자게 되었다. 서걱대는 싸구려 폼 착와감, 원단을 열어보니 안에는 20kg/m^3 남짓한 정체불명의 저가 탄성폼이 들어있었다. 이건 몇 달 쓰면 무조건 셀이 깨지고, 경도가 무너지면 꺼지는 스펙이었다. 이런 저품질 제품이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었다.
그동안 삼단토퍼 시장은 중국산 저가제품이 장악하고 있어서 아예 진입할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는데 제품을 직접 써보니, 우리가 개선할 수 있는 품질의 갭차이가 너무 커서 무조건 빠르게 진입해서 삼단토퍼의 경험을 끌어올려드리고 싶어졌다. 내가 직접 써보고 느꼈기에 개발의 꼭지는 아래 4가지로 쉽게 잡을 수 있었다.
1) 무게는 가볍게
2) 내구성은 오래
3) 허리는 편안하게
4) 가격은 부담 없게
1) 무게는 "가볍게"
삼단 토퍼의 핵심은 사용하지 않을 때는 3단으로 빠르게 접어서 구석으로 치울 수 있어야 한다. 삼분의일 바닥 토퍼의 경우 육아/고품질 타겟으로 만들어졌기에 밀도와 무게가 상당하기에 한번 자리를 잡으면 옮기기 어려웠다. 따라서 삼단 토퍼를 개발할 때는 일반 여성분이 가볍게 옮길 수 있는 무게에 맞춰서 개발했다.
2) 내구성은 "오래"
하지만 가볍게 만드는 과정에서 내구성이 훼손되면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저가토퍼와 무슨 차이? 20kg/m^3 남짓의 저품질 폼으로 만들어진 시중 삼단 토퍼를 사용해 보니 1달이 지나면서 폼의 셀이 깨지고 같은 힘으로 눌렀을 때 들어가는 정도가 달라졌다. 경도변화율이 기준치를 넘어섰다. 즉 저품질 폼의 경우 1달 이상 사용하면 사용자의 몸을 지탱하는 지지력이 줄어들고 이는 착와감 저하로 이어진다. 명확한 내구성 솔루션은 하나. 폼의 밀도를 40kg/m^3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무게를 고려해서 10cm 내외로 얇게 만들었다.
3) 허리는 "편안하게"
무게를 가볍게, 내구성은 튼튼하게 만든다라는 명분으로 누웠을 때의 착와감이 나쁘면 제품이 존재하는 첫 번째 이유가 없어진다. 또한 건장한 성인 남성이 등으로 혹은 옆으로 누웠을 때 허리, 어깨의 주요 압점이 바닥의 딱딱함을 느끼면 안 된다. 이를 위해서 40kg/m^3 밀도의 폼 중에서 적당한 경도값을 가지고 있어서 바닥을 느낄 수 없으면서도 몸의 압점을 무난히 없앨 수 있는 폼 스펙을 수십 가지 샘플 중에서 골라냈다. 그동안 수많은 매트리스 제품을 개발하면서 쌓인 경험들 덕분에 딱 최적의 폼을 골라낼 수 있었다.
4) 가격은 "부담 없게"
삼단 토퍼의 고객층은 혼자 자취를 하는 30대 미만이거나, 손님용으로 잠시 쓸 사람들이다. 이 타겟층의 특징은 가격에 어느 정도 민감하다는 점. 타겟층을 위해서 가격을 낮췄지만, 품질만큼은 시장에 존재하는 모든 삼단토퍼들을 압도하고 싶었다. 그래서 폼의 품질, 밀도, 원단 품질, 마감 퀄리티는 그대로 유지하고 시장의 다른 플레이어들이 관심에 두지 않는 원료까지 파고들어 봤다. 그리고 많은 부분을 배우고 품질을 유지한 채로 절감을 할 수 있었다. 또한 박스포장재를 없애고 이번만큼은 비닐 포장재로 변경했다. (나는 비닐 포장재가 정말 싫었지만..)
아래 그림 한 장으로 삼단토퍼 개발기를 요약하면서 마치고자 한다.
삼단 토퍼 보러가기
https://brand.naver.com/3boon1/products/9670046352
삼분의일 대표
전주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