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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zzy Dec 06. 2022

거위의 꿈

무력해질수록 꿈을 바라보고 인내하자

하고 싶은 것만 하던 삶에서 조금 비껴서서

시키는 일만 하는 직업을 택해 보았다.

처음에는 호기심 때문에 주변 관찰과 낯선 생활로

갈증을 풀기도 했는데, 역시 사람이 잘 안 변하는지,

시키는 일만 하다보니 무력감에 빠진다.

가급적 직업을 중심에 두지 않고

그 시간은 큰 의미를 두지 않은 채

업무 외 시간에서 나를 찾는 중이다.

그래서 금요일 밤부터 일요일까진 제법 충만하다.

일 생각은 절대 하지 않고

어차피 직장 내로 돌아가면 할 고민,

모두 내려놓고 다른 쪽을 바라본다.

그런데 한편으론 그 감정의 격차가 너무 커서

(별로와 좋은 날)

주중이 더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시간도 너무나 아깝고, 또 하루가 무의미하게

가는구나 무력해지는 느낌.

가슴 뛰는 일을 언제까지고 할 수 없을 거라고

여겼고 제법 건강을 챙겨야 해서

나답지 않게 루틴의 일을 골랐는데, 이곳에서

아무런 의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어차피 인생은 무의미한 것이라는

선문답을 홀로 자문하고 자답하며

하루를 버틴다.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내고 나면

그래도 다소 젊은 날, 꿈꾸고 달릴 수 있는

시간을 이렇게 소진해도 되나,

정신이 바짝 들기도 한다.

그리고 퇴근 후 카페에 와서 인생의 다른 선로의

나머일들을 하고,

운동을 가서 체력이 남는 사람이 되려고

몸을 길들인다.

이렇게 인생이 허무하게 끝나진 않을 거야

아니, 이 정도로도 만족해보자

오락가락 불안해하고 다시 추스르면서

다른 삶을 꿈꾼다. 주중 거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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