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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nkoni Jul 12. 2021

좀비가 되어가는 일상

코로나 19 시대를 거의 1년 5개월재 지내오면서 모두가 모두를 감시하며 살고있다.  눈으로 감시하고 귀로는 기침소리만 들어도 화들짝 놀라면서 마치 상대방이 대단한 전염병이라도 옮기는 것처럼 피하는 삶...

끝날듯 끝날듯 끝나지 않고... 확진자 수가 현저히 줄어들어서 조금이라도 안일해진다 싶으면 다시 3차 유행, 4차 유행 이라며 끝이 없는 삶이다.


긴장의 끝을 놓칠 순 없지만 백신 접종률이 엄청 높은 국가들에서 조차 돌파 감염자가 나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을 비롯한 유럽국가들이나 미국이 '백투노멀'로 돌아간 다는 데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뉴욕에 사는 미국인이랑 화상영어 수업을 하는데, 자기들은 이미 다 거의 백투노멀로 돌아갔다고. 자기가 사는 뉴욕의 아파트에서도 '더 이상 로비에서도 마스크 쓰지 않아도 된다'는 통지문을 받았단다. 엄마는 이미 독일 여행중이라는;;

그래도 여전히 위험하지 않냐는 내 말에 독감이 처음 유행했을 때를 생각해보라며 오히려 나를 설득시킨다. 처음 스페인 독감이 유행했을 때 전세계가 패닉 아니었냐. 결국 covid 19 도 독감처럼 여기며 살게 될거다 라는 말....


글쎄다, 함부로 뭐가 옳다- 라고 말할 순 없겠지. 그러나 우리의 백신 접종률이 영국이나 미국만큼 올라간다는 는 전제하에 우리나라는 끝까지 마스크를 사수할지, 아님 개인 방역에 맡길지 정말 모를일이다. 

그런데 가끔 사람들이 서로 예민해져서 인지 서로를 공격하는 모습을 보면 참 안타깝고 안쓰럽기 까지 하다. 

인터넷에서 우연히 아파트 단지내에 있는 테니스 회원들이 턱스크 끼고 하는 걸 봤다. 여러분들 민원 넣어서 폐쇄 시킵시다, 제가 지금 턱스크 쓴 모습 사진찍으려고 대기중입니다 등등 마스크 감시반으로 똘똘뭉친 사람들을 보면 참... 말이 안나온다. 

턱스크를 했다는 게 잘했다는 게 아니다. 다만 어디 한번 걸리기만 해봐라 민원에 싹다 넣어야하지- 하는 사람들 역시 대단히 바람직한 행동이라고 보이진 않는다. 

턱스크가 문제가 되는거라면 함께 테니스 치는 회원들끼리 지적할 수 있으리라. 그리고 테니스 치려고 대기할 때의 문제지 막상 게임 할때는 턱스크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1미터 이상 떨어져서 치게 되기 때문...

게다가 17개월의 '마스크와 함께 하는 삶'동안 그들은 정말 원칙을 철저히 지켰는지 묻고 싶다. 정말 한번도 턱스크 한 적 없으며, 카페나 식당에 간적 없는지. 혹은 카페나 식당에서 커피 한모금 마시고 마스크 올리고 대화하고 밥 한술 뜨고 마스크 올리고 대화했는지. 


세계적으로 종식선언을 하지 않는 이상, 이 상황은 계속 갈건데 언제까지 이렇게 국민끼리 서로 헐뜯고 싸워야 할지 모르겠다. 


포털창들이 가관이다. 제주에 확진자가 늘면 도민들이 난리를 친다. 왜 휴가를 제주로 오냐고. 차단하라고. 이게 그럴 문제인가 싶다. 그럼 제주도에 사는 도민들은 그렇게 철저히 방역하고 있는지, 이게 비단 육지인들의 이동이 문제인건지... 17개월동안 철저히 마스크하고, 휴가조차 한번 가지 않고, "코로나 free"에 그렇게 결백하게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지...대한민국이라는 작은 땅덩어리에 갇혀 서로 물고 뜯는 좀비들이 된 것 같다. 


처음에는 마스크 끼지 않는 미국이나 유럽이 미개해 보이기 까지 했는데, 서서히 백투노멀로 돌어가는 그들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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