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다!
스무 살 이후로 부지런히 외국을 쏘다녔다.
사실 한국의 중산층에서도 한참 아래에 있는 내가 (흙 수저까지는 아니고 플라스틱 수저쯤 될 것 같다) 여기저기 쏘다닐 수 있었던 이유는 대학교의 각종 해외공모전 1세대인 내가 부지런히 그 혜택을 받아서 가능했었다.
원래 1세대는 정보 부족으로 인해 경쟁자가 2:1을 채 넘지 않는 법.
영어 과외 아르바이트를 통해서 대학교 2학년 때 유럽여행 티켓을 구입했고, 유럽여행에서 쓸 100만 원 정도의 용돈은 아빠에게 따로 받았으며, 그 이후로 매년 해외에 나갈 기회가 생겼었다.
러시아 봉사활동을 통해 시베리아 횡단 열차 여행
미국 YMCA 인턴을 통해 덴버에서 뉴욕까지 여행
독일 함부르크에서의 6개월 체류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한 이후로는 짧게는 필리핀을 시작으로, 이직하는 텀에는 다시 LA에서 San Francisco 까지, 독일 뮌헨 여행, 엄마 모시고 타이완과 삿뽀로, 친구랑 삿뽀로, 그리고 후쿠오카,
싱가폴 출장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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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일랜드에서 1년.
그래그래, 나는 참 부지런히 돌아다녔다. 3일 정도 시간이 있으면 국내가 아닌 차라리 일본행은 선호했기 때문에 나는 국내를 잘 모른다. 그나마 친가인 남원, 외가인 부산 정도?? 교사인 아빠 덕분에 어릴 때 부지런히 돌아다닌 것 같은데 사진 속의 나만 있을 뿐 내 기억에는 전혀 없다.
그러다가 이번에 2박 3일로 거제-통영-여수-남해-순천-보성-전주 이렇게 찍고 돌아왔는데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아 우리나라 진짜 예쁘구나... 싶은?
여수의 야경과 순천만 갈대밭, 그리고 보성 녹차마을을 어찌 잊으랴!
장소도 장소지만, 음식도 맛있었고, 날씨가 좋았고, 도로도 뻥~ 뚫려 있었고 아무튼 이래저래 모든게 완벽했다.
한국은 아름답다!
그리고 이 모든 여행경비를 기꺼이 감내한 친구 M 에게 정말 고맙다.
백수에게 이런 사치스러운 여행을 선물하다니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난 역시 복받은 사람!
그리고 여담이지만 역시 음식은 남도다. 경상도는 비싸기만 디립다게 비싸고 반찬 가짓수도 별로 없고, 엄마의 집밥이 훨씬 낫네..싶었다가 남도로 넘어간 순간 위가 제대로 호강했다!!
한국으로 돌아온지 2주째, 책 많이 읽고, 소중한 사람들 만나고, 무엇보다 부모님과 하루종일 함께 하고 있는 지금 이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친구M에게 한 말이지만 내 33년 평생에 이렇게 미래에 한 아무걱정 없이 놀고 있는것도 처음이다.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미래에 불안해 하며, 나보다 만치는 앞서 나가고 있는 주위사람들 시기 질투해 가며, 상대적으로 절망적이고 어두웠던 1년 반 전의 내가 이렇게 편안하게 바뀌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