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보내는 편지
저는 지금 베트남에 와 있습니다.
한 달 동안 하노이에서 호이안, 호치민까지 긴 여정을 계획하고 있어요.
그동안 참 많은 여행을 했지만 이번 여행은 제게 조금 더 특별합니다.
바로 ‘행복해지기로 결심하고 떠나온’ 여행이거든요.
이제는 어둠 속에서 벗어나 저 자신에게 깊은 휴식을 선물해주려 합니다.
즐겁게 생활하려면 자신에게 관대해져야 합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일을 경험하면 짜증, 분노, 적대감 같은 부정적 감정이 늘어나기 때문에,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에 마음을 여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특히 큰 비극을 겪고 나면 이상하게 스스로에게 인색해지곤 하죠.
죄책감, 수치심, 상실감 같은 감정들이 불쑥 올라와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하는 의문을 던지니까요.
메타의 전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셰릴 샌드버그도 그랬다고 고백한 적이 있습니다.
남편을 갑작스럽게 떠나보낸 뒤, 그녀는 1년 넘게 행복한 일을 하나도 하지 않았죠.
그러다 친구들의 권유로 간만에 즐거운 시간을 가졌는데,
춤추며 웃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되레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곧 깨달았습니다.
내가 얼마나 스스로에게 인색했는지를요.
그리고 결심합니다.
일부러라도, 억지로라도 즐거운 활동들을 다시 시작하기로 말이죠.
저 역시 그랬습니다.
한동안 분노와 울분 속에 사느라 좋아하는 일을 거의 하지 않았어요.
세상이 원망스러워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보낸 2년이라는 시간은 저를 너무나 지치게 만들었습니다.
인권 변호사 섀넌 세즈윅 데이비스는 말합니다.
“즐거움은 일종의 훈련”이라고요.
즐거움을 적극적으로 찾아서 누리지 않으면 결코 그런 시간은 저절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걸 이제야 배웁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나를 소중한 친구처럼 대하는 ‘자기자비 self-compassion’를 연습하고 있습니다.
왜 나만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느냐는 피해의식 대신,
고통 또한 삶의 일부임을 받아들이고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겁니다.
내면의 가혹한 비판자를 잠시 잠재우고,
가장 소중한 친구에게 건넬 법한 다정한 말들을 저 자신에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어떤 걸 느껴도 괜찮아. 내가 언제나 네 편이 되어줄 테니.'
링컨은 말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가 행복해지려고 결심한 만큼 행복하다"고요. 지옥을 만드는 데 에너지가 들듯, 천국을 만드는 데도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일들의 목록을 다시 써보았습니다.
영화 보기, 차 마시기, 일출과 일몰 보기, 숲 속 산책하기,
좋은 카페 가서 책 읽기, 바람맞으며 자전거 타기,
좋은 사람들과 함께 시간 보내기, 미래 계획 세우기, 땀 흘리며 운동하기...
써놓고 보니 그리 거창하거나 어려운 일들이 아니더라고요.
단지 제가 마음을 닫고 있었을 뿐이었죠.
‘인정투쟁’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헤겔은 인간들 사이의 모든 갈등은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에서 비롯된다고 보았죠.
남의 인정에 초점을 맞추면 뭐가 중요한지 본질을 놓치기 쉽습니다.
계속해서 뭔가를 갈망하지만, 그게 정작 내가 원한 것이었는지 뚜렷하지 않죠.
저는 이제 타인의 인정보다는 스스로에게 감탄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키다리 아저씨>의 주디는 행복의 비결을 발견했다며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키다리 아저씨 저는 행복의 비결을 발견했어요.
과거를 후회하거나 미래를 걱정하면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거예요.
지금 이 시간을 최대한 즐겁게 사는 거예요.
저는 매일매일 작은 행복을 많이 쌓을 거예요."
행복의 비결은 순간순간을 사는 것,
다시 말하면 내가 현재 하고 있는 것에 집중하는 일입니다.
지난 2년 동안 불행해지는 것이 습관이 된 지금, 의식적으로 더 감사하고 더 일상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하루하루를 매일 다른 삶처럼 살아갈 수 있다면, 그럼 정말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여행의 화두로 '비우고, 흘려보내기, 바라보기'로 삼았습니다.
과거의 일은 흘려보내고, 미래를 걱정하는 대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 최대한 즐겁게 사는 거죠.
그러면 사소한 일상이 더 충만하고 맛있어지지 않을까요?
이곳 베트남에서 매일 아침 산책과 글쓰기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현지 사람들을 만나고, 현지 음식을 맛보고, 그들의 삶에 가만히 스며드는 이 시간이 참 좋습니다.
이제 이 글을 마치고 나면 저는 호이안 시골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러 갈 생각입니다.
얼굴을 스치는 따뜻한 바람을 맞을 생각을 하니 벌써 기분이 좋아집니다.
여러분의 하루는 어떤가요?
오늘,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나 해보는 건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