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바꾼 단 하나의 다짐

독기 해독제 1편. 원망의 독기를 없애는 가장 실용적 방법, '책임지기

by 김글리
“불행을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릴 수도 있겠지만,
불행을 책임질 사람은 오로지 당신뿐이다.”
— 마크 맨슨, 《신경 끄기의 기술》


원망, 내 인생의 키를 남에게 넘겨주는 행위

오래전 알고 지낸 T는 정도 많고 시원시원한 성격이었다. 그런데 한 가지 안 좋은 버릇이 있었다. 입만 열면 누군가를 흉보거나 탓했다. T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주변엔 모두 성격 파탄자만 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렇다고 T가 못되거나 심술궂은 건 아니었다. 오히려 소심하고 마음이 여린 편이었다. 일머리도 있고 영리했지만 직장 동료와의 관계가 늘 틀어진 탓에, 한 군데 오래 머물지 못했다. 결국 나와도 관계가 틀어져 절연하고 말았다.


woman-8732190_1280.png?type=w800 그래, 니탓이라고. (출처: 픽사베이)


T를 다시 떠올린 건, 내가 사기를 당하고 피해의식에 휩싸여 있을 때였다.

남탓하며 인생을 낭비하는 그를 보며 혀를 찼지만, 정작 비극이 닥치자 나도 같은 방식으로 대처했다.

‘대체 내가 왜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지?’

나는 사기꾼을 원망했고, 세상을 원망했고, 내 고통을 온전히 이해해주지 못하는 가족과 친구도 원망했다. 억울하고 분한 마음뿐이었다. 피해의식이 스멀스멀 올라오며 모든 걸 남 탓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비로소 나는 T의 마음을 이해했다.


남을 탓하는 건 의외로 달콤하다. 잠시나마 내가 피해자라는 정당성을 부여해 주고, 분노를 쏟아낼 대상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알고 있었다.

그 일이 내 잘못은 아니어도, 나의 실수였다는 걸.

범죄를 저지른 건 사기꾼이지만, 그들을 믿은 건 나였다. 원해서 벌어진 일은 아니었지만, 이 일을 수습하고 책임질 사람은 결국 나여야 했다.


문제는 ‘전적으로 책임진다’는 말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말은 마치 모든 게 내 잘못이라고 인정하는 것처럼 들렸고, 그래서 더 억울했다. 책임이라는 단어는 처벌과 비난의 냄새를 풍겼다. 그 결과 원망과 분노가 더 커져갔다.

그때 나를 건져준 생각 하나가 있었다.



절망의 늪에서 건져 올린 1년의 실험

미국 심리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윌리엄 제임스는 젊은 시절 극심한 우울과 무기력에 빠져 있었다.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났으나 병약했고, 하버드 의대를 중퇴하며 실패를 거듭했다. 삶의 방향을 잡지 못한 채 자살을 고민할 정도로 무너져 있었다. 그즈음 그는 프랑스 철학자 샤를 르누비에의 자유의지에 대한 글을 읽었고, 그날 일기에 이렇게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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