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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으로 괴로워질 때, 기억할 단 한 가지

생각을 붙잡는 순간 고통이 시작된다

by 김글리

왜 생각을 멈출 수가 없을까?


사기당한 지 2년이 지났다.

극한의 감정은 이미 수그러들었지만, 신경이 몹시 예민해질 때면 불쑥 그 기억들이 찾아온다. 혼자 있을 때, 날씨가 좋지 않을 때, 생리전 증후군이 찾아올 때, 스트레스를 받을 때...

그러면 아주 불쾌해진다.

마음은 여전히 고통을 받고 있다.

아무렇지 않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여전히 지옥 같은 고통이 엄습해 올 때가 있다.


이처럼 미해결 된 과거의 감정이 외부 자극으로 인해 다시 떠오르는 현상을 ‘정서적 플래시백’이라고 한다. 트라우마나 충격적인 경험을 겪은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당시의 수치심, 무력감, 좌절, 분노와 같은 감정 상태와 심리적 고통이 갑작스럽게 되살아나는 것이 특징이다. 사건은 끝났는데, 감정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몹시 기분이 좋지 않던 어느 날, 집 청소를 하다 오래전 기록을 발견했다.

거기에 누군가가 내게 해준 말이 적혀 있었다.


“상처를 안고 있는 한, 상처받고 싶어 하는 한 점점 더 고통을 받게 될 거야.
고통은 오직 잡는 사람에게만 고통을 주거든.
고통은 존재하지 않아.
단지 니가 그걸 잡고 있을 뿐이야.
그럼으로써 에너지를 잃는 거지. 그걸 알아야 해.”

그 글귀를 보고, 청소하다 말고 한참을 생각했다.

고통은 내가 잡고 있는 것이라는 통찰이, 생각을 다루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졌다.

'이 생각들은 정말 내 것일까?'




생각으로 괴로울 때 기억할 한 가지


가끔 불안감이나 자기 의심이 먹구름처럼 몰려올 때가 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잘할 수 있을까?’

머릿속이 복잡해지면서 마음이 헝클어진다.


하루에 오만 가지 생각을 한다는데, 대부분은 자동적이고, 반복적이며, 스스로 인지하지 못한 채 떠오르는 생각들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자동 사고(automatic thoughts)’라고 부른다.

문제는 이 자동 사고가 감정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불안이 쌓일수록 불안한 생각이 더 쉽게 떠오르고,

자기 비난이 익숙할수록 비난의 생각이 더 빠르게 떠오른다.

뇌가 특정 회로를 반복할수록 그 길이 더 편해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그렇다면 나의 이 불편한 생각들은 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예전에 인도에서 만난 한 구루가 흥미로운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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