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흔히 빠지는 감정의 늪 3단계가 있다.
1단계는 자괴감이다. “내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2단계는 분노다. “왜 나만 이런 일을 겪어야 하지?”
그리고 마지막 3단계는 고립감이다. 사회와 분리된 듯한, 홀로 남겨진 듯한 감정이다.
나 역시 사기를 당하고 이 세 단계를 통과했다.
2년 동안 증오, 울분, 혐오, 무기력, 우울… 수많은 감정을 겪었지만,
가장 자주, 깊게 나를 붙잡았던 감정은 분노와 고립감이었다.
예상치 못한 역경을 맞닥뜨리면, 사람은 엄청난 충격과 상실을 동시에 겪는다.
그 상실을 더 깊게 것이 고립감이다.
고립감은 ‘오직 나에게만 이런 비극이 일어났다’는 감정이다.
'누구도 나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홀로 버려졌다'는 느낌이 밀려오며 세상과 순식간에 거리가 멀어진다.
이 감정이 들면 사람은 반사적으로 스스로를 고립시킨다.
사람을 만나지 않게 되고, 도움을 요청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사기를 당하고 나도 마찬가지였다.
'혹시 내 이야기가 가십거리로 소비되지 않을까?'
'말해봤자 아무도 내 고통을 이해하지 못할 거야.'
이런 생각이 쌓이자 자연스럽게 세상과 거리를 두게 되었다.
일이 아닌 이상 누구도 만나지 않았고, 친구들과도 연락을 끊다시피 했다.
고립감 속에서 나는 어느 때보다 많은 책을 읽었다.
트라우마, 심리학, 불교, 에세이, 철학… 마음을 붙들어줄 것이라면 무엇이든 찾아 읽었다.
그때 고통의 무게를 현저히 덜어준, 의외의 이야기를 만났다.
오래전 인도에 키사고타미라는 여인이 있었다.
어린 아들이 병으로 갑자기 죽자, 그녀는 절망에 빠졌다.
죽은 아이를 품에 안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아들을 살릴 약을 구해달라”고 애원했다.
사람들은 그녀가 미쳤다며 피해 다녔고, 그녀는 더 깊은 상처를 받았다.
그러다 붓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녀는 붓다를 찾아가 자신의 처지를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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