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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를 탓할까?" 피해자 비난에 숨은 심리

사기회복심리학 2. 당신을 공격하는 사회적 덫에서 벗어나는 법

by 김글리

이 글은 사기회복심리학1 "스스로를 비난하는 자책감에서 빠져나오는 법"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대체 어쩌다 당한 거야, 바보같이?”


내가 사기를 당했다고 몇몇 지인들에게 말했을 때, 공통된 반응이 있었다.

그들은 걱정하는 눈빛과 위로의 말을 건넸지만, 거기엔 ‘의심’도 함께 들어있었다.


"사기를 당했다고? 멍청하긴... 똑똑한 줄 알았는데 완전 헛똑똑이었네."


의심의 눈빛 안에서 나는 그런 메시지를 읽었다.

아예 대놓고 ‘네 책임이지. 네 잘못도 있지’라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이런 반응을 접하면서 나는 진짜 친한 친구나 가족에게는 사기당했다는 말을 아예 꺼내지도 않았다.

내가 믿는 사람들에게조차 그런 반응을 접한다면 정말 무너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경험은 나 혼자만 겪는 게 아니었다.


사기 피해자들은 대부분 피해 사실을 숨겼다. 피해를 입은 건 나인데도, 그를 주변에 알릴 경우 마치 내가 잘못한 것처럼 비난의 눈초리가 가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피해자들은 대개 혼자 끙끙 앓으며 심한 자책으로 빠진다.

주변에서 자책하는 많은 사기피해자들을 보며, 나는 이런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왜 하고많은 범죄 중에서도 유독 사기와 성범죄는 피해자를 탓할까?”


내가 길 가다 교통사고를 당했더라도, 사람들은 "거기에 서 있었던 '네 잘못'"이라고, "왜 하필 거길 쳐가서 사고에 빌미를 제공했냐"라고 말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저 찾아와서 내 손을 붙잡으며, ‘그래, 얼마나 힘드냐? 얼마나 고생했냐?’는 위로를 건넬 것이다. 하지만 사기와 성범죄는 유독 피해자를 탓하는 심리가 강하다.


이처럼 사기나 성범죄 피해자가 겪는 고통은 내부의 자책감뿐만 아니라 외부의 비난이라는 이중 공격에 있다.

judgment-9533319_1280.png 피해자를 수렁에 빠뜨리는 비난의 덫



모든 비난의 뿌리: 공정한 세상 가설


대체 왜 하고많은 범죄 중 유독 위 범죄에 이런 사회적인 비난 심리가 존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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