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갈 것만 지나가도록
너는 왜 이리 어려운 시대인가 매 순간을 조마조마했었다. 나는 울음과 남 모를 마음 속 저주가 뒤섞인 탄원을 붙잡아 갈 바를 알지 못한 채 어지러이 귓가를 맴돌게 하였다. 우리는 백 년이 되기 어려운 사람의 수명이 너무 길다는 조소를 내뱉지도 못하고 막막한 앞 날을 계산했다.
오늘에서야 참았던 숨을 조금 내쉰다. 한 걸음에 내달을 수는 없다고 느끼지만 너무 힘겨웠으므로 하나의 진보, 도리어 '나아간' 이 걸음이 어느 때보다 값지다. 숨이 쉬어지지 않는 공기를 흔드는 미세한 파동이 느껴질 정도로 예민해졌던 까닭이다. 그리고 역시 피곤은 쉽게 풀리질 않는다.
미래는 물처럼 흘러 우리에게 다가와 터벅터벅 걸어온 역사의 발을 씻는다. 앞설 수 없어도 함께 뒷걸음치지만 않는다면 반드시 등 뒷편으로 흘러갈 것들이 있다. 그것만이 흘러가도록 서로를 지키는, 두들기는 손바닥의 격려만을 등에 남겨야 한다. 그래야만 와야 할 것들이 우리를 마중하러 온다는 믿음을 잃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