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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gital wanderlust Apr 15. 2020

03 제주

Years & Years

지인 추천으로 왓챠 플레이에서 BBC 영드 'Years & Years'를 보게 되었다. 2019년부터 2034년까지 즉, 현재부터 미래에 대한 이야기. 총 6부작으로 생각보다 매우 흥미진진하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는데 마지막 장면을 제외하곤 너무 사실적이어서 조금은 섬뜩했다.

암튼 요즘 세계정세가 다시금 예전(전 세계적으로 확진자가 0%가 되는 일상생활)으로 돌아가기가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 장기간 어렵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드라마의 일부 소재와 많이 대입된다.

예전에는 기대하거나 예측했던 미래에 적어도 내가 경험한 전염병(사스, 메르스 등)들이 이 정도인 적은 없었기에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시도들(재택근무, 온라인 개학, 사회적 거리두기, 여행 금지, 회사 밖(외부)에서 화상 회의 등 협업을 위한 프로그램 도입 등)이 등장했다.  

드라마에서는 이미 현실화되어 더욱 진화된(AI 스피커), 또는 현실화될(자율 주행, AR), 그리고 현실화될  같은(특정 식물이나 음식 멸종, 빙하 멸종) 소재들을 다루는데 갑작스레 현실화되어버린 소재가 바로 전염병 코로나 19 보인다.  드라마를 촬영할 당시만 해도 오늘날의 세계가 이렇게 곧바로 현실화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아무도 예측하지 않았던 이 현실로 인하여 중소상공인들의 먹고사는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그러나 미국은 죽고 사는 문제로 심각해 보인다. 바로 세계 최강대국 미국이 말이다.


드라마는 영국의 한 가족(대가족이긴 하나 흩어져 살며, 인종, 노령화, 장애인, 동성애자, 환경 운동가, 난민, 이혼, 이복동생, 불륜 등 모든 인간 군상들을 골고루 집어넣었다)의 스토리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으나 그 안에 예측 가능한 미래의 환경 패턴을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 점이 섬뜩하며, 실제 코로나라는 전염병이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어 요즘 매우 인기 있는 드라마가 된 듯하다.


펜데믹 현상까지 가져온 전염병이 전 세계에 창궐하는 가운데 이렇게 심각성을 띄지 않고 리뷰를 작성할 수 있는 이유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중국의 미세먼지를 피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문화가 정착되었고, 마스크 대란이 왔을 때에도 누구나 한 두 개 정도의 마스크가 있었으며(그래서 더 마스크 대란이 왔으나 마스크 강대국답게 요일제 실시) 또한 누구나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는 부분에 거부감이 없었기에 작금의 시기도 도래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종식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확진자보다 완치자가 훨씬 더 많고, 글로벌 시대에 해외와의 유입이 거의 차단된 상태에서 입국자의 격리와 감시가 더욱 철저해진 만큼, 해외 유입으로 인한 확진자가 발생할 확률은 여전히 있지만 국내 자체 집단 감염 확률은 예전보단 더 줄지 않았나 싶다. 물론 선거를 의식해 숨기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얘기는 달라지겠으나 나는 정부를 믿기로 했다.


3월 한 달간 재택근무를 하면서 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실천했고, 점심시간이 되면 20분 산책, 10분 점심 구입, 집에 돌아와 30분 간 점심 식사 후 1시 근무 루틴을 만들었다.


그리고 다시 출근하기 시작한 4월. 여전히 나는 매일 열심히 마스크를 쓰고 업무를 하고, 회의를 한다. 그러나 마스크를 하지 않고 침 튀기며 말하는 사람들도 있으며, 그럴 땐 '내가 어떻게 지켜온 사회적 거리두기인데...' 싶기도 하다. 즉, 내가 확진자가 되는 건 나만의 노력으로 되는 게 아닌 복불복인 거다. 내가 그간 조심하며 지인들도 안 만나고 살아서 되는 염려증일 수도 있겠으나 Years & Years 드라마를 보면 '설마...'에서 오는 죽음이 이 시대 이 세계를 살고 있는 나에게 경종을 울렸다.

어두운 미래를 그리고 있는 이 드라마에서는 한가지 방안을 제시해 준다. 교훈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바로

투표를 꼭 잘 하자!

이다. 투표를 엉뚱하게 하거나 안 하면 드라마에서 제시한 암울한 미래가 곧 우리의 미래로 보여진다.


뉴욕 911 테러 사망자는 약 4천 명이었고, 코로나 사망자는 2만 5천 명이 넘어섰다. 약 10 년 전 뉴욕에 여행 갔을 때 911 메모리얼 파크를 찾아갔었는데, 그들은 이토록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에 훌륭한 추모 장소를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매일 수백 명의 죽음을 어떻게 지켜보고 있을지, 아니 지켜보고 있는지 결코 그들도 예상치 못 했을뿐더러 단순히 지켜보는 입장이 아니다 보니(당사자가 될 수도 있으므로) 말 그대로 전시와 다름없는 상황이 현재 진행 중으로 보인다. 이 역시 누구에게 투표를 했는가에 대한 영향이 큰 부분인 것이다.


제목은 제주라 해놓고 제주와는 전혀 상관없는 내용으로 다 채웠다. 이유는 누구나 알다시피 지금 여행은커녕 꽃구경도 못 하는 시국이기 때문.

작년 11월 사회 초년생 시절 만난 20년 지기 언니, 친구, 동생과 제주에 다녀왔다. 드라마에서 빙하가 멸종되었듯 현재 여행은 일상에서 사라진 존재이며 이 것이 일상 아닌 일상이 되었다. 그때의 행복함과 그리고 당연시 생각되었던 '여행'이라는 일상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당시의 영상을 올려 본다.


https://youtu.be/HM-gZ0sLY80

전 세계에 하루속히 건강한 평화가 찾아오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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