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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큼체리 Oct 25. 2024

어느 가을날의 기록

2024년 10월 23일 수요일

긴급출동 서비스를 불러야 하는 일이 생겼다. 자동차 시동이 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안하다. 내가 너를 너무 방치했구나.

긴급한 출동으로 시동도 건 김에 30분 동안 공회전하느니 바람을 쐬기로 했다.


바깥은 가을가을~

소슬한 바람이 분다. 문득 감사하다는 생각과 함께 코끝이 시큰해진다. 최근 들어, 길을 걷다 돌부리에 걸려 발목을 삐는 일도 없었고, 허둥대다 지갑을 잃어버리는 일도 없었으며, 핸드폰을 떨어뜨려 액정이 깨지는 일도 없었다. 이렇게 많은 차와 사람들 사이를 오가며 경미한 접촉 사고도 없었고, 무엇보다 이 순간 내 건강한 두 팔과 두 다리로 자유롭게 다닐 수 있으며, 내 몸에는 어떠한 통증도 없다는 것에 감사한다.


덤으로 사는 인생, 아무 일 없는 일상에 감사하는 어느 가을날을 기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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