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웹소설 단행본 출간 이후 근황
2025년 1월 27일 첫 웹소설 단행본 출간 이후로 벌써 반년이 훌쩍 지나버렸다. 2025년 10월 9일 현재 조아라 공모전 한 작품 진행 중이고(공모전 끝났지만 계속 연재중), 네이버 공모전에도 한 작품 진행 중이고, 다음 주는 교모문고 단행본 2번째 작품 프로모션에 들어가게 됐다.
첫 웹소설이자 조아라 공모전 작품인 <악녀 앙헬리카는 귀농하고 싶다!>는 정말 내 맘대로 쓴 글이어서 이게 글이 되는 건가?라는 반신반의로 썼던 글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출판사 컨택이 있어서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그런데 수정 작업을 너무 오래 한 탓에 죄송하게도... 그러면서 '웹소설이란? 이렇게 써야 된다.'라는 걸 많이 배웠다.
처음 웹소설은 가장 쓰고 싶은 걸 쓰기 마련인데, 나도 그랬다. 책빙의였고, 앙헬리카라는 이름이 너무 좋아서, 그리고 귀농이라는 컨셉이 많이 없어서 차용했는데 내용이 아주 일부만 있어서 독자의 불만 컸다. 이후에도 계속 문장형 제목을 선호했는데 점차 바뀌었다. 이래서는 안될 것 같아서 :-)
<앙헬리카~> 단행본 수정 작업을 하면서 공모전에 연재했던 작품이 <반려 아리엘 : 금빛 뱀 길들이기!>였다. 배우면서 썼기 때문에 연재 중에도 다시 1화부터 수정을 다시 들어갔던 기억이 있다. 다시 볼 엄두는 없고, 비문은 많고... 그런 글이었는데도 다른 출판사 컨택이 있어서 또 단행본 출간의 기회를 얻었다. 이런 과정이 또 다시 한 번 '웹소설이란 이렇게 쓰는 거다!'라는 배움을 얻을 수 있었다. (반려 아리엘~ 은 거의 처음 제목 형태를 유지했다.)
웹소설... 너무 몰랐기 때문에, 독자로서 소비하면서 읽는 거와는 또 달랐기 때문에 나름 우여곡절이 많았다.
기존의 로판과 다른 현대물 작품 <재벌남주의 미친 집착을 깨웠다!>을 공모전 연재를 했는데, 여기서부터는 어려움에 봉착했다. 일단 현대물은 처음이었고, 첫 작품이었던 <앙헬리카~> 단행본 수정 작업을 하다 보니, <재벌남주의~> 매일 연재를 할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연독률이 떨어지고 완결에 의의를 뒀다. 연재중에도 제목을 수시로 바꾸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완결된 이후에 (단행본 출간이 된다면) <매혹의 독성>으로 전체 흐름을 생각해서 이 제목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처음 부터 깔끔하게 제목을 지었다면 좋았을 텐데 쉽지 않다.
네이버 작가 공모전(출간 이력이 있는 작가에 한해서)이 있어서 제출했던 작품이 탈락, 다시 연재 공모전에 출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작품을 두고, 다시 조아라 공모전 7월에 참여했다. <놈의 야만성, 가이드 X의 절망>, SF 물은 처음이라 이건 그냥 도전이었다. '하고 싶다'와 '할 수 있다'는 분명 다른데 시작했고, 아직도 연재 중에 있다. 작품의 저점을 높여라는 말이 있던데, 나에게는 좀 의미가 생긴 작품이기도 하다. 투데이 베스트에 잠시지만 로판 최상위 가까이 간 적도 있어서 조금 반응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기에.
작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제목이 너무 중요하다.
<놈의 야만성, 가이드 X의 절망>의 처음 제목은 <무등급 가이드 X의 절망 편>이었다. 작품의 제목처럼 절망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었는데, 제목을 바뀌고 캐릭터 성격을 바꾸면서 그리고 다시 주인공의 정보를 숨기면서 어려운 고비를 일단락했다.
다시 네이버 작가 공모전에 출간했던, 40화까지 써둔 작품을 지금 연재 공모전에 참여 중이다. 처음 제목이 <과묵한 결혼, 숭고한 태만>이었는데... 수정한 끝에 <회귀 황녀는 대공의 아이를 품기로 했다>로 결정했다. 수십 번 바꾸면서 공모전 참여하는 데 기운이 다 빠져버린 느낌이었다. 100위 안에 안착한 걸로 만족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잠시 했다.
40화 써둔 글을 다시 읽고 한 화씩 수정하는데도 하루가 허비되고 다음 분량을 쌓지 못하고 있다. '웹소설 쓰기가 이렇게 힘들구나' 라는 사실을 만 2년, 3년 차가 돼서야 느끼고 있다. 여전히 글쓰기를 배우고 있다. 비문이 많다는 게 가장 힘들고, 완결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도 느낀다. 이야기의 중간쯤 길을 잃어버리고 헤맬까... 한 걸음 한 걸음이 조심스럽다.
웹소설 작가가 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글쓰기에 매진하고 있는 요즘이다. 여기서 더 이상 쓰지 않고, 놓아버리면 사실 모든 게 끝이 난다는 생각도 들고 홀가분할까 싶다가도 놓기에는 아직 글쓰기에 매료된다.
나중에는 출판사 투고라는 것도 제대로 해보고 싶고, 유료 연재라는 것도 해보고는 싶다. 변명 같지만 재밌는 웹소설 쓰기는 정말 어렵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장르만을 하라고 했던가? 그런데 아직 시작의 단계라고 생각하면 나는 일단 도전을 해보고 깨져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요즘은 예전보다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수단이 많다. 작가들도 챗 GPT 보조 작가로 쓰고 있다고 하지 않나.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보조일 뿐 작품의 완결이 산의 정상에 깃발을 꼽는 것이라면 그 루트는 자신이 짜야 된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내가 조금 더 일찍 시작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나는 지금이어서 내가 할 수 있고, 세상이 더 좋아졌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첫 작품 초안을 다시 보면, 정말 식은땀이 지금도 난다. 이렇게 시작했다고? 정말 대단하다! :-)
* 추신 : 브런치의 방향을 고민하다. 작업 일지로도 꾸준히 이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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