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둥이의 이별법

별별 사람들 48화

by 매콤한 사탕

내가 아는 사람 중 J는 가장 예쁜 여자였고,

L은 가장 멋진 남자였다.

J와 L은 로맨스 드라마에 나올만한 그림 같은 최강 커플이었다.

둘은 사귀는 내내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또 헤어지는 파란만장한 연애를 반복했었다.

결국, 20대의 끝에서 J와 L은 서로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을 주고 헤어졌었다.


나는 둘이 다시 만난다는 얘기를 들었다.

J와 L, 각각 내게 연락해 왔다.

이번에도 "어쩐지 네게는 이야기해도 괜찮을 것 같단 말이야."라는 이유에서였다.

말했다시피 나는 이상한 재능이 있다.

사람들은 내게 자신의 비밀을 아무렇지 않게 툭 털어놓는다.

그들 중 어떤 이들은 대놓고 자신의 이야기를 써달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나는 그들에 대해 쓰지만, 누구인지 특정하지 않는다.


아무튼,

둘은 각각 내게 연락했다. 서로 내게 연락한다는 사실은 모른 채로.

굳이 내가 서로에게 알려줄 필요는 없으니... 말을 아꼈다.

나는 그들이 다시 만나다는 걸 들어주긴 했지만, 축복해 줄 순 없었다.

왜냐하면 J와 L에게는 각자의 가정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J와 L은 고질적인 바람둥이들이었다.

과거에도 둘은 서로를 두고 바람이 나 헤어진 것이었다.


배우자와 자식들까지 나 몰라라 하는 바람둥이들의 행태를 다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한껏 들뜬 목소리로 설렘을 토로하는 J와 L의 모습은

20대 싱글의 알콩달콩 연애 같았다.

하지만 그것은 사랑이 아닌 명백한 불륜의 행태였는데

그들은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잔혹한 숙명에 스스로 빠져들어

더 스릴 있고 짠한 사랑을 꾸며대고 있었다.

나는 점점 듣기가 거북해졌다.


그러나,

오래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이었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고 늘 같은 실수를 반복하니까.

얼마 전 J와 L은 다시금 헤어졌다.

배우자를 두고 바람을 피우던 두 사람은 각각 또다시 바람이 났다.

모두의 행복을 위해

J와 L이 돌고 돌아 다시 만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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