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2일 수요일
일 년 미리 쓰는 미래 일력
미움 관리하기
내가 싫어하는 것들을 모두 모아 상자에 집어넣었다.
보면 볼수록 미운 감정만 남는 것들이 가득 담긴 상자는 그 자체로 미움 덩어리였다.
두고 나왔다.
그 상자는 아주 컸는데 내가 상자에서 점점 멀어지니 그것이 작게 느껴졌다. 멀리서 보니 그 상자는 집같이 보였다. 나는 내 집이 더 작게 느껴지도록 멀리 더 멀리 떠났다.
미움은 멀어질수록 작아졌지만 깊어졌다. 내 마음 깊숙한 곳에 작디작은 미움을 숨기고 한참을 걷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는 텅 빈 작은 상자가 덩그러니 놓여있다. 나는 갈고 간 작은 미움을 바늘쌈지에 꽂았다. 내 남편과 내 아이가 나에게 몸을 비빈다.
나는 그냥 웃고 만다.
모든 슬픔과 불안 미운 감정은 좋아하는 상대로부터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