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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회 Dec 13. 2023

혼자는 싫지만, 혼자 있고 싶어



뭔가를 감추는 성격은 아니고, 내 우울증이 흠이지만 흠이 되지 않는 세상이 옳다고 생각한다.

몸이 아프다고 했을 때, 누군가 어디가 아프냐고 물어보면 우울증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다 보니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들은 나의 우울을 알고 있다. 


주변에 폐를 끼쳐서 죄송한 마음이 많지만, 계속 걸려오는 전화가 부담스럽다.

엄마는 매일 한 번씩 전화를 한다. 엄마가 전화가 오면 웃는 목소리를 들려줘야 할 것 같다.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하고,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3일간 연차를 쓰고, 월요일은 남편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어제는 남편은 집 근처 독서실에 있었다.

오늘은 남편이 출근을 했다.


우울증이 심해지면 불안이 함께 온다. 불안은 나도 모르게 남편의 손을 꽉 잡게 만든다.


그래서 남편과 떨어지는 연습이 필요했다.


부모님과 불안정한 애착관계를 형성한 나는, 부모님과 사이는 좋은 편이지만.

애착대상이 남편으로 바꿔 남편과의 애착관계에 집착하게 되었다.


농담처럼 남편과 나는 내가 '오빠 분리불안증'이라고 말한다.


남편과 집에 많이 의지 하게 된 나는 남편과 집에 있을 때 가장 안정적인 상태가 된다.


그래서 나는 남편이 재택근무를 하는 날이 그렇게 좋다.


어느 날은 괜찮을 때도 있지만, 어느 날은 남편이 집에 없을 때 혹은 내가 집에 안 있을 때.

눈물이 금방이라도 흐를 것 같은 감정 상태가 된다.


다행인 건 우울증이 호전되면, 불안도 함께 좋아진다.


지금은 집에 남편과 있고 싶고, 그게 아니라면 그냥 집에 있고 싶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 혼자는 너무 싫지만, 지금은 차라리 혼자 있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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