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규 Apr 05. 2019

온라인 교육시장의 미래 -스터디파이와 콜로소를 중심으로

새로운 분야가 등장하고 있다

저는 어려서부터 좋은 교육을 받지 못했습니다. 학교를 다니는 것이 싫었고, 화가 날때가 많았습니다. 제가 다닌 학교는 1분만 지각해도 교문앞에서 남자선생님들이 몽둥이를 들고 거친말투와 욕설을 내뱉으며 체벌을 하는 학교였는데 남학생들이 일렬로 엎드려서 엉덩이에 피멍이 들게 구타당하고, 손바닥으로 싸대기를 맞고, 무수히 많은 시간동안 인간적인 모욕을 받아야 했던 정말 최악의 교육환경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냥 모든게 야만적인 시대였습니다. 성적이 낮으면 인간취급 받지 못하는 세상 속에서 협박받으며 살기 위해 공부를 해 왔던 시절은 지금 돌이켜봐도 너무 끔찍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저는 교육산업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공부는 무조건 외우고 암기하는 것인줄 알았는데 대학에 올라와서 토론문화라는 것을 경험하고, 대안학교 출신의 친구들을 만나고, 이중국적자나 어린시절부터 해외에서 살아왔던 지인들을 사귀게 되면서 뿌리깊은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대학들은 이렇게 공부하는데, 북유럽의 아이들은 저렇게 공부하는데 왜 우리는 이런거지 하는 생각이 그 출발이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저는 해외자료를 중심으로 충분한 자료를 검토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기 시작했습니다. 운동을 할때도 그냥 무식하게 일만번 휘두르는 방식은 지양했습니다. 검도를 더 잘하기 위해서 일본의 미야자키 선수의 손목치기를 연구하고 그 정도 수준의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 온갖 방식을 다 시도하고 실행했습니다. 한국에 크로스핏이 들어오기전에 이미 원서로 해외에서 스트릿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자료를 리서치했고 친구들과 함께 그룹을 만들어 서로 토론하고 실행에 기반한 피드백을 나누고 결과를 내는것.


과학적 사고방식을 중심으로. 다양한 자료를 리서치하고. 팀을 구성하여 커뮤니케이션하는 형태가 제가 성장한 이후 무언가를 학습할때 사용한 방법입니다. 오래된 책을 대신 읽어주는 것 같은, 누군가가하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되풀이하는 강연 같은 것은 듣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의 커리어나 지난 업적이 어떠하든 현재의 그는 나에게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언제나 이야기했듯이 저는 커뮤니티를 통해 타인의 도움을 받아 성장해왔습니다.


그 수가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인생을 살다보면 스스로 생각하고 공부하는 이런 사람들을 의외로 많이 발견할 수 있는데 저와 같은 사람은 절대 일방적인 강의를 수강하지 않습니다. 삶에 대한 철학이나 가치관이 깊게 반영된 선택이라고 할까요. 패스트캠퍼스와 스콜레가 성인교육실무시장을 개척하며 내 주변의 수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향해 달려갈때도 그곳은 나와 맞지 않는 곳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스터디파이가 알토스에서 투자를 받고 계속해서 페이스북에 광고집행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우리 사회가 이런 서비스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구나하는 놀라움이였습니다. 스터디파이의 방식은 아직까지도 철저하게 1%를 위한 학습방식입니다. 아무리 구조를 개선하고, 효과적인 시스템을 만들고, 게이미피케이션과 보상체계를 명료하게 세팅해도 그 본질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핵심타겟이라고 할 수 있는 누군가에게는 매우 익숙하고 편하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어렵고 힘들고 친절하지 않은 방식입니다. 이미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고 자신만의 공부습관을 쌓아오면서 혼자서 리서치하고 생각을 도출해 본 경험을 전제로 하기 때문입니다. 대화와 토론중심의 스터디 문화 이전에 가입채널로 슬랙을 사용한다는것부터가 장벽일것입니다. 일반인은 슬랙이라는 서비스를 처음 들어볼것이고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해서 아무런 감이 없을테니까요. 이것을 배워가면서까지 도전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당장의 수익과 KPI는 이미 성숙기에 오른 성인교육실무시장의 두 플레이어인 패스트캠퍼스와 스콜레의 서비스와 비교할 수 없을정도로 미약하지만 스터디파이가 진행하는 스터디 중심의 온라인 교육문화는 앞으로 점점 성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스스로 학습하는 사람들의 숫자와 전체풀이 늘어날테니까요. 기존의 교육서비스를 경험할대로 경험한 사람들도 이쪽으로 넘어오는 속도에 가속도가 붙게될 것입니다. 질문과 질문이 교차하고 생각이 겹치게 되는 순간 겪게 되는 성장의 타이밍을 느끼면 어떤 방식을 선택해야하는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스터디파이는 외부에서 볼때는 환급을 해주는 단순한 온라인 그룹으로 보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런 서비스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방식을 깨는 운영의 원리가 필요합니다. 더이상 그냥 단순하게 즉석에서 자신의 성공방정식을 강연하고 사라지는 방식으로 할 수 없으며 사전에 치밀한 교수설계를 거쳐 콘텐츠를 구성하면서 지식을 전달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을 고민하고, 노력해야만 결과를 낼 수 있는 방식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패스트캠퍼스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였습니다. 바로 프리미엄 커리어 콘텐츠 플랫폼 콜로소입니다. 다분히 스콜레를 의식한것 같으면서도 새로운 교육의 대안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데 한국판 마스터클래스임을 계속 강조하는 것을 보면 아쉽게도 여전히 시스템적인 단계에서는 이전시대의 관점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운영커리큘럼을 보면 확실하지는 않지만 기존의 온라인 교육방식 그대로인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획일적인 교육모델만을 제시하는 기존의 서비스와 비교하여 헤어, 패션, 웹콘텐츠 등 우리 사회에서 새로운 메이저로 부상하였지만 아직 크게 알려지지 않은 영역을 끌어올렸다는 점을 대단하게 생각합니다.



산경작가를 앞세워 최근 유행하고 있는 부업바람을 캐치하여 욕망을 자극하는 방식의 광고집행은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제가 기억하는 흐름대로라면 초창기 패스트캠퍼스가 개척한 성인교육실무시장을 역대급 나눔이벤트로 스콜레가 치고 들어와서 최고. 최대. 이런 느낌으로 업계최고리더를 강조하며 가장 최상단의 포지션을 빼앗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페이스북에서 보고있는 것처럼 에스티유니타스의 장점을 백분활용하여 또다시 새로운 나눔이벤트를 열어 시장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콜로소가 이에 대한 대응이라고 한다면 상당히 참신하고 의미있는 전략입니다. 시장에 서서 고객의 흐름을 지켜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선택입니다. 기존의 교육시장에서 나올 수 있는 발상이 아니라 새로운 흐름, 고객의 니즈를 알아야만 선택할 수 있을테니까요. 몇년전 패스트캠퍼스라고 하는 괴랄한 조직이 튀어나와 대한민국의 성인교육시장을 한차례 바꿔놓았던 것처럼 또다시 큰 변화가 일어날것을 예상합니다. 그리고 성공한다면 이번의 변화는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것이라는 것도.


앞으로 온라인 교육시장은 어떻게 변해갈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조직과 회사의 영역에서 힘의 무게추가 개인으로 점점 이동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제 경우에도 별다른 홍보도 없이 겨우 브런치에 올린 글으로 하루도 안되서 서른명이 넘는 클래스를 모집했고 주변의 지인들을 보면 개인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을 느낄때가 많습니다. 사람들에게 유료클래스라는 형태가 점점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그것을 조직이 아니라 개인의 단위에서 운영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만의 콘텐츠.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진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이전 시대의 강사들은 자신의 실력보다는 간판, 실제 능력보다는 영업능력이 더 중요했던 시기를 살아갔지만 이제는 모든것이 바뀌는 세상입니다. 자신의 재능을 돈으로 환산하는 것이 점점 쉬워지는 세상에서 언제까지 플랫폼이 영업을 대신해주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이 다음의 새로운 흐름은 플랫폼과 경쟁할 정도의 강력한 재능으로 무장한 개인들의 시대가 펼쳐지지 않을까요. 무엇이 되었든 교육시장은 격렬하게 변화할 것입니다.






■ 시장중심 컴퍼니빌더 리테일어스 [바로가기]

-리테일어스의 이사로 성균관대학교 등에서 창업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예비창업단계에서 초기기업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GTM(GoToMarket)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희 리테일어스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서는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 1인분 마케터 임서원 [바로가기]

- 초기창업기업의 멘토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요강의 및 콘텐츠는 스타트업 마케팅전략, 스타트업 스토리텔링, 디지털 리터러시 등입니다. 개별적으로 제게 강의를 의뢰하시고자 하는 기업이나 기관의 담당자분들이 확인할 수 있는 상세사항페이지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기계발에 유용한 페이스북 인플루언서 추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