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나무 Dec 12. 2020

2020 연말의 마음 - 부끄러운 마음

지금 당신의 모습이 마음에 드나요?

한해의 마지막에 다다르며 느는 것은 반성이고 잘 못하는 것도 반성이다. 언젠가부터 삶에서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은 얼마나 축복인가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연말은 조금은 겸허해진 마음으로 지난 한해 나의 부끄러움을 한번쯤은 기억하고 반성하는 시기로 삼게 된다. 그만큼 자랑할 것 보다는 부끄러워할 것이 늘어가는 나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때 조금 더 기다려볼걸, 그때 그 말은 하지 않았어야 했는데, 왜 나는 그 관계가 그렇게 끝날것이란 걸 예감했으면서 붙잡았던가, 내 청춘의 유한한 자원을 허튼 데에 썼던 시간들, 괜한 욕심 부려서 일을 그르치기도 했고, 너무 이기적이어서 생각만해도 낯뜨거워지는 상황들, 그로인해 주고 또 받은 상처들, 괜시리 지나간 기회가 너무 아쉬워 뒤를 돌아보았던 나날들..

그 날들과 日들 사이에 깊에 남겨진 후회나 부끄러움 같은 것들.


하지만 그렇게 온갖 부끄러움이 덥쳐온다고 해서 지금의 내 모습이 만족스럽지 않은 것은 아니다. 부끄러워하는 현재의 모습 조차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이고 나에게는 치기어린 무모한 용기를 사랑했던 시절도 있지만, 이렇게 기다릴 줄 알고 스스로의 부족함을 알고 잠잠하게 있을 줄 알며 나를 증명하는 것에 골몰하기보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충분히 가치있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아는 지금도 오히려 퍽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반성하되 뒤를 돌아보지 않고

후회하되 그보다 큰 에너지로 앞을 향해 나아가는 것.


그것이 2020년 12월 내가 스스로를 평가하는 하나의 기준이다.

그리고 놓치고싶지 않은 것은,  


과거의 것을 미래로 가져오지 않기.

필요이상으로 좌절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기억하기.

부끄러운 내 민낯을 가벼운 마음으로 인정하고 조금은 다른 오늘을 살아가기. 

진짜로 부끄러운 것은 이런게 아니란 걸 기억하고 부끄러워할 줄 아는 감각을 늘 단련해놓기. 

그리고 그런 나 자신을 더 끌어안기. 


그렇게 지금 여기 내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살아가고싶다. 

결국 그럴때에만 부끄럽지 않아질 수 있다.


가만히 밖에 앉아 자유롭게 커피도 마실 수 없는 연말이지만.. 그래도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가장 최근에 깨달은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