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3일 질문 : 당신의 삶에서 가장 낭만적인 순간은 언제였나요?
나의 낭만은 현재진행행~ 8월 15일 센터 오픈 행사를 이틀 앞두고 연차를 냈어. 어깨 치료가 조금 강하기도 했고, 주말부터 동거하는 엄마의 코로나 확진, 나도 몸살을 겪고 있어.
올초부터 회전근개파열로 인한 어깨 통증, 체중 10KG 감소로 기운 없음. 그 와중에 감기까지 어려움이 겹겹이지만 이건 정말 오래전 꿈꿔왔던 것이지 하면서 매일 몸을 일으켰어. 매일 다시 해보자 결정하는 나는야 낭만주의자 돈키호테가 아닌가. 풍차를 향해 달려 나가듯 센터에 나가보려고 했지만 현관 앞에서 연차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어. 집에서 노트북으로 일할 수 있는 부분은 계속 백업하고 있지만. 나를 위해 쉬겠다는 결정을 내리는 것 자체가 낭비 혹은 낭만이라고 생각했어. 나 꼰대인가? 휴가에 이토록 의미부여를 하다니 말이야.
몸이 아플 땐 삶을 돌아보게 되잖아. 잘 살펴보니 내 인생은 전반적으로 약골인 몸으로 도전하고 산 편이더라. 요가를 하고 춤을 춘 것도 몸의 건강과 연결이 돼서 열심히 했던 것 같고. 내가 약골인 게 인정하고 싶지 않았어. 숨기고 싶었어. 건강이 중요한 기준점인 사회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애쓴 것 같아. 그랬던 젊은 날의 내가 좀 안쓰러웠어. 그냥 편히 나 좀 약골이에요 하면 될 것을.
속마음에서 체력이 좋은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질투하기도 했어. 현실의 나는 자주 체력의 어려움을 느끼는데 머릿속의 나는 왕성하게 무엇이든 해내는 강철 체력이고 싶어 해 지금도. 골골 하지만 세상을 위해 큰 꿈을 꾸는 나의 낭만은 멈출 수 없지.
세상 한 곳에 사람들의 마음공부를 위해 공간이 열린다는 것은 귀하고 가치 있다고 생각했어. 힘을 모으고 모았어. 내가 얼마나 이곳에서 일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간 쌓아온 시간들을 이곳에 연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후회 없어. 센터는 계속 변화하고 성장할 텐데, 그 초반에 나도 기여했다는 것이 나로서는 영광이고 낭만적이라고 느끼고 있어. 이제 낭만타령은 그만하고 일로서 임팩트를 만들어야지. 적다 보니 현실로 돌아오는 나를 발견 중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