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이야기
'데이트'에 대하여
김이박, 연애를 말하다
여섯 번째 이야기: '데이트'에 대하여
김 양 우리가 그 동안 연애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잖아! 연애에서 데이트란 걸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 데이트를 하면서 서로 더 알아가고 친해지는 부분이 있으니까.
그래서 데이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데 어때?
이 양 좋아! 그럼 아직 데이트를 많이 못해본 김 양은 기대되는 데이트를 말해보자.
우선 김 양은 사귀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데이트가 있었어?
김 양 하… 나는 진짜 내가 살면서 아껴 둔 데이트 장소가 있어. 흔하디 흔한 장소일수도 있는데… 바로 남산! 그래서 학교에서 남산으로 공연보러 갈 때도 실눈 뜨면서 갈 정도로 아껴뒀었지.
남친이랑 가서 구경하려고ㅋㅋㅋ
박 양 오, 남산! 난 남산 자주 가. 해마다 벚꽃보러 가고, 2주 전에는 남산 도서관도 갔었어.
이 양 남산 좋지… 나도 100일 때 같이 갔던 것 같아. 그때 오빠랑 교복 입고서 남산에 갔었지.
김 양 크흐… 그것도 로망인데, 교복….
이 양 교복데이트를 하려면 좀 더 서둘러. 그때 오빠가 24살이었는데 매우 남사스러워했었어ㅋㅋㅋ
남산에 가면 자물쇠는 꼭 한 번 걸어줘야지.
김 양 부디 그 자물쇠를 끊으러 갈 날이 오지 않길…….
이 양 약간 찬물 끼얹는 말인데, 그거 주기적으로 다 끊어버린대. 무너진다구 ㅎㅎㅎ (찬물 촤아아악!)
김 양 그래, 다 끊어버리자(냉정)
참 우리 1회에 배경사진으로 올라갔던 파리 자물쇠도 끊어져서 철거했다는 이야기가 있어.
박 양 으앙 로망인데… 현실은 냉정하구나.
김 양 그리고 아까 전에 이 양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나는 그런 컨셉잡는 데이트가 정말 재밌는 거 같아.
이 양 컨셉데이트라…. 나 지금 기억나는 게 또 있어. 전주 한옥마을가서 한복 입고 돌아다닌거!
김 양 우와, 둘이서?
박 양 이 양은 진짜 컨셉데이트 많이 한다. 부러워.
이 양 응. 내 생일이 10월 초잖아. 내 생일 기념으로 전주에 놀러갔는데, 우연히 그날이 한복데이였던 거야.
다들 한복 입고 사진 찍고 하길래, 우리도 빌려서 입고 돌아다녔어! 색다른 데이트였지.
김 양 우와… 남자한복 너무 멋있잖아… 나도 남자친구랑 10월 중에 정장데이트를 하기로 했어!
이 양 정장데이트도 뭔가 재밌겠다… 나는 정장을 입을 일이 별로 없으니까ㅋㅋㅋ
김 양 나도 정장이 없어서 그냥 셔츠에 정장 느낌 나는 치마를 입고 만나려구.
박 양 나는 커플티 입고 데이트 해봤는데 진짜 민망… 신혼부부된 것 같고.
그 다음부터 커플티는 집에서만 열심히 입기로 했어.
김 양 아무튼 그런 데이트들도 둘이 그런 부분이 맞으니까 할 수 있는 거 같아.
이 양 그렇지. 그런 거 싫어하는 사람이면 돈 줘도 안 해.
김 양 확실히 데이트도 두 사람이 맞아야 더 즐거울 수 있는 거 같아.
이 양 그런 면에서 보면 내 남친은 참 불행한 남자네.
김 양 왜?
이 양 놀이공원가서 무서운 놀이기구 타는 거 엄청 좋아하는데 내가 진짜 하나도 못 타거든.
혜성특급이 내 최선이야. 바이킹타면 나 그날 죽어…….
김 양 내 남친도…….
이 양 그럼 더블데이트 하자. 남자 둘이 타라 그래. 손 꼭 잡고서! 우린 회전목마 타자.
김 양 ㅋㅋㅋ남자 둘이서……?
이 양 웃기겠다.
김 양 아, 상상하니까 너무 웃기네ㅋㅋㅋ
이 양 아무튼, 놀이기구 잘 타고 싶은데. 이건 노력해도 안 되는거잖아.
김 양 맞아, 불가항력이야…….
이 양 그래서 우리는 최대한 동물원 위주로 가. 놀이기구 안 타도 재밌는 곳으로!
박 양 나는 겨울에 둘이 서울랜드가서 놀이공원도 가고, 눈썰매도 탔더랬죠.
이 양 서울랜드도 좋지. 날씨가 지금 가야 딱 좋을 거 같아.
김 양 나는 또 하고 싶은 게 오락실이나 보드게임방, 만화책방 이런 곳도 같이 가고 싶어.
우리 둘 다 게임을 좋아해서.
이 양 보드게임 둘 다 좋아하면 진짜 재밌을 것 같아. 박 양네 커플은 주기적으로 가던데.
박 양 우리 종종 보드게임 카페 가지. 갈 때마다 새로운 보드게임 배워오는데 너무 재밌어.
물론 남친이 한 번 가면 계속 하려고 해서 문제지.
보드게임도 몇 시간 하면 피곤하고 당 떨어져서 초콜릿 엄청 먹으면서 해야 돼.
이 양 당 떨어진다니ㅋㅋㅋ
김 양 우리는 데이트할 때 카페에 체스가 있어서 한 번 뒀는데, 그게 너무 재밌고 내 승부욕을 자극했어!
이 양 아, 볼뽀뽀를 불러왔다는 그 체스?
김 양 맞습니다. 소원내기 체스게임이었죠.
남친이 자꾸 2회를 열어달라고 하시는데 의원장으로서 고민중이라지요.
이 양 어머나. 게임하면서 소원 들어주기! 이런 거 하면 너무 알콩달콩하잖아!
봄잠바 사달라 그럼 죽인다…….
참 보드게임 말고도. 왜 요즘에 방탈출카페도 되게 유행이잖아.
그런 곳도 남친이랑 둘이서 가보면 재밌을 것 같아!
김 양 오 맞아! 연인들끼리 되게 많이들 오더라. 나도 친구들이랑 갔었는데 연인들이 많았었어.
박 양 뭔가 재밌을 것 같아. 다음 데이트 장소로 킵 해둬야지.
이 양 응! 근데 그것도 서로 취향이 맞아야지…….
김 양 연인들끼리 취향이 맞아야 데이트도 할 게 더 많아지는 것 같아.
한 쪽이싫어하는 데 억지로 데려갈 수는 없잖아.
이 양 참, 나는 오빠랑 사주나 타로카드 같은 것도 되게 자주 보러 다닌 것 같아!
점보는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가는 거 왕추천!
김 양 한 번 가야겠다.
이 양 홍대에 애니어그램 심리상담카페가 있거든? 거긴 좀더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분석해줘.
‘자기 성격 남친성격 이래서 이런 식으로 싸우게 돼요.
그때 남친은 이렇게 대처하면 되고 여친은 이렇게 이해해주세요.’ 이런 식으로 상담 해주거든?
그래서 점보는 거 꺼리는 사람들도 하기 좋겠더라고?
박 양 진짜 좋다. 내 남친은 점보는 거 싫어하니까 이런 게 좋을 것아.
김 양 적어놓을게. 정말 좋다. 전에 내 친구가 연애를 하는데 남자친구랑 취향이 정말 반대인거야.
음악도 그렇고, 공연도 남자친구가 잘 안 봤대. 심지어 남자친구가 영화 보는 것도 안 좋아했어.
내 친구는 문화 공연 너무 좋아하는데 말이야.
이 양 그러면 도대체 둘이 만나서 뭐해?
김 양 나도 처음에 궁금해 했어. 근데 카페가고 뭐 밥 먹고 술 먹고 산책하고. 데이트 패턴이 한정적이더라.
결국 오래 못 갔어…….
박 양 맞아. 다양한 데이트를 하려면 서로 관심사가 비슷하고 접점이 많아야 돼.
이 양 그러고 보니 연극과 다니던 친구 얘기가 생각나.
걔가 고등학생 때부터 사귀던 남친이 있었는데 남친은 문화생활에 돈 쓰는 걸 정말 이해 못하는 타입.
친구가 뮤지컬 보러가자고 하면
‘야 그거 그냥 실황영상 다운받아봐. 뭐하러 10만원씩 넘게 주고 보냐’ 이러기 일쑤였대…….
결국에는 걔네도 오래 못 가서 헤어졌지.
김 양 아, 안 돼!
이 양 남녀가 취향 안 맞으면 더더욱 오래 못 만날 것 같아.
김 양 한계가 있는 것 같아, 진짜.
이 양 그리고 특히 여자가 공연계열학과잖아. 그럼 공연을 보는 건 남친으로서 같이 도와줘야하는 부분 아냐? 반대로 김 양이나 박 양도 남친이 차에 되게 관심 많다 그러면
자동차에 대해서 좀더 공부하고 싶어지지 않아?
김 양 맞아… 관심이 전혀 없었는데 조금씩은 보게 되더라고.
그리고 나 같은 경우도 공연이나 영화보고 서로 이야기 나누는 걸 너무 좋아하거든?
그걸 못하면 만나기 싫을 것 같아.
이 양 공연 보고 그냥 한시적으로 "좋다!" 이러고 끝나버리는 거야말로 정말 돈아까운 짓이라고 생각해.
박 양 우리 커플은 그 부분에서 되게 좋은 것 같아.
같은 과니까 공연이나 책, 하다못해 영화를 보고도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거든.
물론 서로의 주장이 너무 강해서 트러블이 생길 때도 있지만ㅋㅋㅋ
김 양 아! 그리고 취향생각 하니까 생각난 건데 오빠랑 전에 둘이 교보문고에 간 적이 있어.
둘이서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여행책자 파는 코너까지 가게 됐는데,
거기 앉아서 서로 "자 이제 제주도로 출발 합니다~" 하면서 제주도 책자 뒤져보고
"이번에는 이탈리아로 갑니다!" 하면서 이탈리아 책자 뒤져보면서 놀았거든?
그때, 이 사람이랑 정말 나랑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너무 즐거웠어.
이 양 귀여워ㅋㅋㅋ 교보문고에서 여행 했네. 하긴 그러고보니 여행갈 때도 취향이 맞아야 해!
예를 들어서, 남친은 무조건 볼거리 위주야.
막 여기에 몇 시까지 도착해서 일출을 봐야해! 저기 몇시까지 가서 공연을 봐야해!
이렇게 밀어붙이면 나 같은 스타일은 힘들어서 떨어져나갈 듯 해.
난 좀 쉬엄쉬엄 여행하는 스타일이라….
김 양 나도 그런 건 싫어.일정을 빡빡하게 짜놓고 그대로 꼭 실행해야하는 건 싫어.
이 공원이 너무 좋아서 더 있고 싶은데 "안 돼! 지금 4시야, 이동해야 해." 이러면…….
날 두고 먼저 가시오, 라고 말해주고 싶어.
박 양 나도 먼저 가라고 드러누울 듯. 일단 내가 체력부터 저질체력이라 스케줄 소화를 못 하거든.
이 양 막 새벽 4시에 기상해서, 몇 시까지 어디로 가야하고. 너무 힘들지.
그리고 취향이 마이너하면 마이너 할수록 더 그런 취향이 잘 맞는 사람을 찾고 싶어지는 것 같아!
이런 사소한 부분이 잘 맞았던 연인과 헤어지면 더 힘들어지는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김 양 마이너 한 취향이라해서 생각났는데, 나는 그리고 미술관 데이트를 꼭 하고 싶었거든.
근데 남자들 중에 이런거 좋아하는 사람이 별로 없더라.
미술에 대해 막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이 색감은 좋다, 이 그림 안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
이런 이야기를 남자친구와 하고 싶었거든 오래전부터!
다행히 남자친구도 그림 보는 걸 좋아해. 둘이 할 게 많아서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곤 하지.
이 양 미술관데이트 좋아. 막 미술작품을 분석한다는 느낌보다도
느낀 점을 서로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재밌고, 만족스러울 것 같아.
너는 이 그림을 이렇게 봤구나! 신기하잖아.
박 양 나도 미술관 데이트 좋아! 그래서 현대미술관 서울관 여러 번 갔었어.
미술관에서만 생각할 수 있는 것들도 많은 것 같아.
김 양 서로의 느낀 점을 공유하다보면 서로에 대해서 더 잘 알아가게 될 거 같아! 순기능이지.
박 양 맞아. '사물을 어떻게 보느냐'는 곧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알려주니까.
이 양 시티투어 버스나, 행복열차처럼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같이 돌아다니는 방법도 되게 많은 것 같아.
아, 타임캡슐도 빼놓을 수 없지!
김 양 우와, 타임캡슐이라니. 감성적이야.
이 양 나는 오빠 전역하고 나서 굳이 멀고 먼 정선까지 가서 하고 왔지만 후회는 없어!
김 양 대박이다. 뭐 넣었어?
이 양 서로 그냥 편지 넣었어! 물건 같은 건 아무래도 잃어버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우리는 3년 뒤에 여는 걸로 했지.
박 양 우와, 그럼 3년 후에 같이 와서 서로 편지 읽어주고 그러는 거야? 진짜 생각만 해도 행복할듯…….
김 양 얼마나 남았어?
이 양 2018년 5월. 언제 오니?
김 양 근데 진짜 뜻 깊을 것 같아, 타임머신.
이 양 다들 더블데이트는 어떻게 생각해? 난 좀 긍정적인 편이야!
나는 오빠랑 사귄지 일주일만에 2년 사귄 커플과 함께 갔거든? 그때 기억이 나쁘지만은 않았어.
더블데이트가 마냥 나쁠 게 볼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어.
같이 가는 커플이 얼마나 진지한 커플인가에 따라 달라질거같다는 생각을 했어.
가볍게 사귀는 커플 말구 진중한 커플과 가는 게 좋지 않을까?
같이 가는 커플이 앞으로의 롤모델이랄까? 그런 걸로 될 수있더라고.
박 양 누군가와 가느냐에 따라 좋은 기억이 될 수도,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 될 수도 있겠구나.
이 양 응. 그리고 나는 해외여행도 가보고 싶더라.
작년에 가족들끼리 하와이 갔을 때 디너 크루즈에 탔었는데, 같이 탄 신혼부부가 너무 예뻐보였어.
여자는 머리에 꽃을 꽂고 예쁜 이브닝드레스를 차려 입고, 남자는 정장 깔끔하게 입고서 배에 타더라고.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로맨틱하고 황홀해 보였어.
김 양 너무 예뻤겠다. 나도 지금 남자친구와 오래 만난다면 해외여행은 꼭 가고 싶어!
박 양 우와 해외여행! 진짜 좋겠다. 둘이 새로운 문화를 접한다는 건 행복한 경험인 것 같아.
이 양 응.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가보려고.
김 양 이 양네는 가도 되지 않을까?
이 양 가고는 싶은데 돈이 없네요. 돈만 된다면 해외여행도 특별할 것 같아.
제주도만 해도 일단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가니까 다른 국내여행이랑은 또 다른 기분이더라고.
박 양 나도 경제적으로 여유로울 때! 한 십 년은 있어야겠지?(또르르)
아무튼 장시간 여행하면 서로를 더 잘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김 양 같이 여행가면 더 예쁜 곳을 같이 볼 수 있을 테니까.
이 양 아무튼 중요한 건 요즘엔 커플들을 위한 데이트 장소들이 무궁무진하다는 거야.
매일 영화, 밥, 카페 이 패턴은 지겹잖아. 서로 꾸준히 데이트 장소를 알아오는 수고가 필요할 것 같아.
박 양 맞아. 좋아하는 장소에 혼자 가도 좋은데 둘이 같이 가면 얼마나 좋겠어?
이 양네 커플 얘기 듣고 많이 반성했어. 나도 더 다양한 데이트를 해봐야 할 것 같아.
김 양 데이트는 정말 서로에 대해 더 잘 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
둘만의 추억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지. 서로의 취향도 알게 되고.
이 양 그러게, 취향을 알게 되는 과정이라고 봐도 좋겠다.
김 양 응, 맞아! 서로의 관심사?
박 양 데이트는 어쩌면 두 사람에 대해 알아나가는 과정일지도 몰라.
이 양 그렇지. 그리고 의외의 모습들이 점점 나오는 것 같아 영화관에선 못 봤던 모습이, 한강에선 보이고.
카페에선 몰랐던 모습들이 동물원에 가서는 보이고!
김 양 어머… 되게 멋있는 말이다.
박 양 그러게, 오늘 많이 배워 가. 여러 가지 해봐야겠다, 진짜!
오늘따라 시간이 더 빨리 간 것 같아ㅋㅋㅋ오늘의 정리는 김 양이 해주세요.
김 양 :: 오늘의 갈무리
데이트는 서로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도 있고, 더 가까워질 수 도 있고
둘만의 추억도 쌓을 수 있는 연인의 중요한 요소 같아요.
데이트가 더 재밌고 다양하고 독특해질수록 그 순기능들이 잘 발휘될 거 같네요.
여러분은 오늘 무슨 데이트를 했나요? 내일은 무슨 데이트를 할 예정인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