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때가 있지

by gruwriting


그럴 때가 있지



아무렇지 않던 시간이 특별해지고

가느다란 숨소리 한 번에 마음이 어수선한 날

창밖 나무를 흔드는 바람도 그럴 땐 칼날이 된다.



그럴 때가 있지



퉁퉁부은 얼굴로 늦잠을 자고 일어난 날

몸의 모든 긴장이 사라지고

햇빛 너머 세상이 조각조각 눈부시고 생기가 피어오르는 날

시간을 타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이

그럴 땐, 파릇한 기억으로 살게 한다.



그럴 때가 있지



앙심 품지 않아도, 나중을 위해 헤어져야 할 시간이 온다.

무심하던 것들에 날카로운 관심을 갖기 시작할 때

관계는 위험해지고,

함께한 시간들은 실금이 넓어지며 터진다.



그럴 때가 있다.


...


그럴 때가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