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다

by gruwriting



살아있음을 알리며,

계절이 바뀌고 모든 벌레들이 일제히 행동에 나선다

잠시 주어진 계절 동안 다시 한 번 살 궁리를 하다




발버둥 치거나 한적하게 자신의 길을 가다,

커진 몸짓 탓으로 보기에 좋지 않아

혹시 어딘가 숨어 있을지도 모르는 잠재된 위험 때문에

투명한 약 세례를 받다




조금만 더 빠르게 날아갈 수 있었다면

더 깊이 숨어들 수만 있었다면

하지만, 몸뚱이를 그대로 드러낸 잘못으로

흐드러진 꽃잎들 속에

쓰레기들 속을 향해 바닥으로 사정없이 떨어지다

후두둑 후두둑 ...




얼마만에 나온 세상일까

얼마만에 날개를 폈던 것일까

무심하게, 그렇게

투명액에 녹아 사라지다




살아보고 싶었던 세상의 꿈과 함께 그저,

사라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