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by gruwriting



거친 숨으로 오르막에 다다르면

끝인 줄 알았다.




어쩌다 만난 내리막 길에서

철없이 잠시 행복하고,

다시 나타날 더 큰 오르막을 걱정하는 시기가 온다.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 또 반복하면

거칠고 얕은 호흡은

마음 저 깊은 곳으로 조금씩 숨어든다.




눈부신 정상에 잠시 머물다

다시, 순간처럼 내리막을 향하면

흔치 않은 붉은 찰나에 슬며시 물이 든다.




풍경을 채우며

술렁거리던 거친 호흡을 남김없이 뱉어 낸 마음 밑바닥




투명한 단풍잎 너머로

이슬이 툭,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