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숨으로 오르막에 다다르면
끝인 줄 알았다.
어쩌다 만난 내리막 길에서
철없이 잠시 행복하고,
다시 나타날 더 큰 오르막을 걱정하는 시기가 온다.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 또 반복하면
거칠고 얕은 호흡은
마음 저 깊은 곳으로 조금씩 숨어든다.
눈부신 정상에 잠시 머물다
다시, 순간처럼 내리막을 향하면
흔치 않은 붉은 찰나에 슬며시 물이 든다.
풍경을 채우며
술렁거리던 거친 호흡을 남김없이 뱉어 낸 마음 밑바닥
투명한 단풍잎 너머로
이슬이 툭,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