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체는 우리 마음을 바꾼다.
어느 날 결혼한 지 1년가량 지난 후배에게 연락이 왔다.
"형! 나 요즘 살이 너무 쪄서 큰일이야!, 아내도 나 둘 다 그래 "예전에 형도 신혼 때 형수님이랑 같이 살쪘다가 뺀 적 있다고 그러지 않았어?
그랬다. 우리 부부도 결혼 1년 차 서로 원만하게 지내던 성격처럼 몸도 둥글둥글 해졌다. 저녁 10시 즈음이면
대한민국의 대표 야식 치킨과 맥주의 유혹을 어느 부부가 피해 갈 수 있을까? 오늘은 지난번 먹은 후라이드 양념 반반을 대신해서 숯불 소금구이가 제격이다. 어느덧 겨울을 지나 봄이 왔다. 앗! 뭔가 잘못됐다. 옷이 작아졌다. 그게 아니라 내 몸이 커졌다. 사실 사진이 찍힐 때마다 분명 동글해지는 얼굴이 보였다. 하지만 둘 다 이건 살이 찐 것이 아니라 먹고 자서 부은 거라 철석같이 믿었다. 아니 믿고 싶었다.
우리는 살이 찌는 동기는 같았으나 살이 빠진 이유는 달랐다. 아내는 첫째 아이를 임신하고 심한 입덧과 육아에 지쳐? 자연히 살이 빠지기 시작했고 나는 회사 동갑내기 친구가 "이제 완전 아저씨네~~"하는 한마디. 음 ~
사실 몸도 마음도 아저씨가 될까 말까?를 고민? 하던 때, 이렇게 확인 사살을 당하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살이 찌는 것이 문제는 아니지만 점점 몸무게가 불어나고 옷맵시가 안 나고부터 자존감도 그리고 심리적인 변화도 함께 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우리 신체와 마음은 연결되어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신체가 정신을 형성한다.
정신은 행동을 형성한다.
그리고 행동은 미래를 결정한다.
신체가 당신에게 강력하고 가치 있는 존재라고 말하게 하라!
당신은 열정적이 되고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갖게 될 것이다.
- 프레즌스 에이미 커디
2014년 독일 심리학 교수 요하네스 미할락은 우울증으로 입원한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실험 하나를 진행했다. 그는 피실험자들을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는 집단과 바른 자세를 취하는 집단으로 나눴다. 그러고는 이들에게 컴퓨터 모니터로 30개의 단어를 보여주었다 이 가운데 절반은 '아름답다' '유쾌하다' 등과 같은 긍정적인 것이었고 나머지 절반은 '녹초가 되다' '낙심하다' 등과 같이 부정적인 것이었다 나중에 피실험자가 컴퓨터 모니터에서 보았던 단어를 얼마나 많이 기억하는지를 측정했다. 결과는 구부정한 자세의 환자들은 부정적인 단어를 더 많이 기억하고 바른 자세의 환자들은 부정적인 단어와 긍정적인 단어를 동일하게 기억했다.
미할락 교수는 "우울증 환자들이 습관적으로 취하는 잘못된 자세만 고쳐도 부정적인 생각으로 치우치는 것을 줄일 수 있다"라고 한다. 이 논문에서는 우울증 환자들에게는 자기 몸가짐을 의식적으로 바로잡는 훈련만으로 신체적 과정과 감정적 과정 사이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 존 로크
굳이 위의 사례가 아니라도 다양한 논문과 연구를 통해 신체와 정신의 관계를 나타내는 지표는 굉장히 많다. 나에게도 내 살들이 내 삶을 지배했을 때가 있었다. 잠깐 소개를 하겠다.
사실 나는 초등학교 때 굉장한 개구쟁이였다. 그리고 수업시간에는 나서기 좋아하는 조금 포장하자면 발표력이 좋은 학생이었다. 선생님들은 적극적이고 밝은 나를 이뻐해 주셨다. 그러다 6학년 때 나와 가장 친했던 친구가 중심이 되어 나를 집단으로 따돌리기 시작했다. 이후 소극적이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하게 되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약간 우울증, 공황장애를 겪었던 것 같다. 극도로 사람들로부터 집중받는 것을 싫어했다. 이런 성격은 중, 고를 거치며 지나치게 수줍음을 많이 타고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성격이 되었다.
중학교 때부터 수험준비로 운동을 그만두었던 이유도 있지만 체질적으로 먹는 것을 좋아해서 중학교와 고등학교 때는 운동부족으로 살이 찌기 시작했다.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성격에 비만까지 그야말로 자존감은 바닥이었다. 그러다가 군입대를 계기로 '25킬로' 체중감량에 성공하게 되고 나에게는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표면적으로는 체중감량에 성공했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 실천 전략과 전술 등을 성취하며 어린 시절 잃어버렸던 자존감과 자신감까지 얻게 되었다. 당연히 이런 자신감은 삶의 다양한 방면으로 반영이 되었다. 학업과 연애? 무엇보다 자신 있는 사람이 되었고 나는 무엇이든 마음만 먹으면 다 해낸다는 마법(?)에 걸린다. (단지 체중감량에 성공했을 뿐인데...)
나는 '내 살들로부터 삶이 해방되었다.' 물론 타인 앞에 서는 것은 아직도 어렵고 부끄러움도 여전히 많다. 내 경험을 통해서도 '행동은 마음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전적으로 지지한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소피의 실수로 변한 외모에 하울이 좌절하며 하는 대사다. 하울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은 단순한 외모가 아니다. 바로 몸과 마음의 아름다움을 뜻한다. 처음에는 '이런 외모지상주의적인 발언이 있을까?'하고 아름답지 않은 외모의 일인으로서 살짝 맘 상하는 대사였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마음이 아름다워야 외모가 아름다워지듯이 외모(건강함, 청결함)가 아름다워야 마음도 아름다워진다는 의미라고 생각했다.
혹시, 평소보다 머리 손질이 완벽하고 화장이 잘된 날 전신 거울 어디를 봐도 완벽하게 멋진 옷을 입고 외출할 때의 기분을 기억하는가? 그런 내 외모는 심지어 여유롭고 관대한 인격마저 갖추게 한다. 누구를 만나도 나도 모르게 웃음이 얼굴에서 떠나지 않는다. 마음의 그릇이 외모의 만족감에서 우러나오는 경험.
나는 체중감량을 하자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 모델이 되기 위해서가 아닌 건강하고 행복하기 위해 체중을 관리하고 운동을 하는 것이다. 기억하자! 우리 몸은 휴지통이 아니다. 아이들이 남긴 음식이 아까워서 먹지도 말고, 배가 고프지 않은데 정신적 허기 때문에도 먹지 말자! 더 이상 살이 나의 삶을 지배하지 않도록 이제 아름다운 생각으로 아름다운 말을 하고 아름다운 말로 아름다운 행동을 하고, 아름다운 행동으로 성공하는 습관을 만들고 그 습관이 내 삶을 지배하게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