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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삣 Mar 03. 2024

화사한 봄을 느끼는 순간

재미한 알



엄마의 병원진료를 위해 엄마와 병원에서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섰다.

마을버스를 탔는데 운전사가 따뜻하게 인사를 "안녕하세요"했다.

마을버스 초보운전 같은데  40대로 보이는 운전수다. 슬슬 가는 도중에  도로신호가 초록불인데도  택배차량이 도로에서 떡 버티고  꼼짝을 안 다.

보통 이런 경우 운전자는 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클락션을 ''울리거나" 왜 안 가냐고" 불만을 품으며 나름대로 다양한 욕들을 구사하는 걸 많이 봐왔었다.


 그런데 이 사람은 "빨리 가라 ~~ 왜 안 가냐~~" 하며 부드럽게 읊조리며  천천히 기다린다.

차는 이내 움직였다. 화낼 상황인데도 화내지 않는 모습에서 그 사람의 인품이 보였다.


" 저 정도의 내공이면 인문학 책을 몇 권을 읽었을까. 또 어떤 종류의 책을 읽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아님 득남이라도 한 것만큼 기분 좋은 일이 있는 걸까?


내릴 때도"안녕히 가세요"사람마다 인사를 하니 어떤 아저씨가 화를 내듯 말을 건넨다.

"왜 친절하죠 고마우이"  

얼마나 친절을 경험하지 못했으면 화까지 낼까도 싶었다.


 봄의 전령사처럼 운전수의 말은  부드럽고 거치지 않은 말과 화나는 상황인데도 고양이처럼 유연하게 행동하는 모습이 주위 사람까지 분 좋게 만들었다.


버스에서 내려 병원 가는 길거리의 햇볕이 화사하다.

화사한 봄볕은 벚꽃이나 매화만큼이나 설레게 하는데 겨우내 움츠렸던 몸이 노곤해지는 같다.

아직 바람은 차지만

 '봄이 왔나 보군'하는

봄의 전령사를 만난 순간이었다.


(화사의 뜻은 곱고 아름답다. 곱다는 균일하고 부드럽다의 뜻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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