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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삣 Mar 30. 2024

인스턴트 블랙커피

재미한 알

요즘 집에서 내려 먹는 핸드드립커피를 끊었다.


나이가드니 잦은 이뇨작용을 하는 커피와  핸드드립 커피를 마시면 심각하게 밤잠설치는 이유 때문이다.


십여 년을 넘게 아침마다 내려먹는 커피맛에 중독되었었다.


커피를 좋아하다 보니 커피를 공부하기도 했었다.


커피에는 아라비카와 카네포라(로부스타)로 분류하는데 아라비카커피는 커피습성상 높은 데서 살고  다채로운 산미와 까탈스럽고 섬세한 향을 가지고 있어서 고급스러워 비싸다.


로부스타커피는 저렴하지만 쓴맛이 강해 매력이 덜하다. 그냥 각성제 수준이라고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인스턴트커피로 많이 사용하며 프림과 설탕을 넣어 새로운 커피맛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를 먹지 않으니 대체음료로 레몬차 유자차 매실차 보리차등을 따끈하게 마셨는데도 커피만 한 향은 없는 것 같았다.

커피 향이 그립다.

배낭 메고 시장을 가다가 봄볕에 할머니들이  길거리 커피머쉰 앞에 쪼르르 앉아계신 걸 보았다.


여러 종류의 커피를 뽑는  한 아주머니에게 주문을 한다.

 "달달밀크커피"

" 밀크커피"

"나도 밀크커피"

한 할머니가

"난 블랙커피"하신다.

""

그렇지 않아도 커피를 참고 있었는데  블랙 인스턴트커피가 먹고 싶어졌다.

장 보다가

 믹스커피가 아닌 블랙 인스턴트커피를 슈퍼에서 한통 샀다.


내가 산 커피는 베트남커피 55%와 브라질산 커피 24%이기 때문에  저렴한 원두하고 쓴맛이 강한 베트남 커피특성상 프림과 설탕을 타서 먹으면 맛이 좋다.

하지만 블랙커피로 먹어보고 싶었다.


자판기 앞에서 블랙을 외치던 할머니가 쫌 멋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물을 끓여 블랙커피 한잔을 탔다.

"우웩 쓰디쓰다." 

역시 뭘 넣어 먹어야 할 것 같아서 우유를 넣어서 먹으니 좀 나았다.


당분간 가끔 커피생각이 날 때 커피 내리는 게 아닌 타서 먹으려고 싱크대 전기 커피 포트 옆에 나뒀더니  퇴근한 남편이 그걸  보고서 커피를 욕실로 가져간다.

"커피 잘 사 왔네 나 이거 필요했어"


 커피를 샴푸에 섞어 머리를 감으면 머리가 덜 빠진 데나 어쩠다나 다.


남편은 집에서 생원두 볶고

내리는 커피맛을 알고부터는 언제부터 인스턴트커피를 잘 먹지 않는다.


" 제발 그 커피 내가 타먹을 거라고 나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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