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게임과 업무는 생각보다 공통점이 많습니다. 마음에 안 드는 동료가 있고, 마음에 안 들어도 해야하는 퀘스트도 의외로 많고, 시간도 많이 들고, 감정까지 소모하게 만듭니다. 게임의 재미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1.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일을 재미있게 만드는 데 힌트가 되지 않을까요?
2. "뿅!뿅!" 여섯 살 어린이가 오락실에서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한창 즐기던 와중 화면에 "You Lose!"라는 글자가 떴죠. 옆에서 지켜보던 아빠가 묻습니다. "무슨 뜻인지 알아?"
"응! 동전 넣고 다시 하라는 뜻이야!"
3. 게임에서의 실패는 낙오가 아닙니다. 학습입니다. '이렇게 행동하면 지는구나'를 체득하는 경험 학습이요. 동전을 넣으면 아까와 같은 상황에서 다른 방식으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실패는 답을 찾는 과정이라는 말이 게임에서는 너무나 자연스럽습니다.
4. 물론 게임상의 죽음이 다음번에 패널티가 되기도 하고, 한 번 죽으면 기존의 성취를 리셋하는 장르(로그라이크)도 있습니다.
5. 하지만 이는 플레이어가 실패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실패에 패널티가 있으면 플레이어는 마구잡이로 시도하지 않고 머리를 써서 분석하고 무엇이 효과적일지 계산하겠죠.
6. 다시는 플레이하지 못하게 하거나 소극적인 플레이로 일관하길 원하는 개발자는 없을 거예요. 기껏 시간과 돈과 정성을 들여 만든 게임이 실패 한 번에 내던져지길 바라는 건 부자연스럽습니다.
7. 게임은 낙관을 심어줍니다. 한 번의 시도에 실패했다고 해서 좌절하게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8. 애초에 플레이어가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한 결과에 책임을 지는 일련의 과정 자체가 효능감을 심어줄뿐더러, 미션의 난이도 역시 닿을락 말락한 수준으로 정교하게 조절합니다.
9. 더불어, 게임이 진행됨에 따라 점차 난이도를 높여 성취감을 주고요. 그래서 게임 장르나 규모에 따라서는 '레벨 디자이너'가 별도로 존재하기도 합니다.
10. 게임이 이런 장치를 총동원한 결과로 플레이어는 "내가 이걸 해낼 수 있어"라고 믿게 됩니다. 무턱대고 낙관하는 게 아니라, 더 어려운 미션을 해결하면서요.
11. 혹시 일하면서, 현실에서 좌절감을 느꼈다면 게임의 메커니즘을 적용해보는 건 어떨까요?
12. 물론 현실에서는 한 번 실패하면 다시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패자로 낙인 찍히거나, 자본금이 사라지거나, 때를 놓치거나 하는 이유 등으로요.
13. 하지만 프로젝트 하나, 일상적인 업무 하나의 단위로 보면 그리 치명적이지 않은 일이 다수입니다. 이번 프로젝트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다고 해서 내 커리어 전체가 무너지진 않습니다. 오히려 기존의 방식을 답습하기만 한다면 성실하게 후퇴하겠죠.
14. 그 새로운 방식 중 하나가 게이미피케이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일한 정답은 아니지만, 몰입감과 참여도 면에서는 탁월하니까요. 게임 자체가 상당한 노력을 요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15. 게임에서는 재미있는 활동만 한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생각보다 더 많이 인고의 시간을 보냅니다. 끊임없는 사냥, 10시간에 걸친 건물 짓기, 같은 팀 플레이어의 헛발질 등등으로 인해서요. 그래도 자발적으로 플레이합니다.
16. 그 비밀을 풀어, 내 일에 적용하면 월요일이 조금은 재밌어질 겁니다. 몰입형 게임(immersive game)처럼, 몰입형 업무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겜피레터 에서 게이미피케이션 사례를 분석하고, 그 구조와 적용법을 살펴봅니다.
17. 이 여정에 함께하고 싶다면 뉴스레터에서 만나요. 매주 월요일 아침, 게임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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