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몇 권이나 팔 수 있을까?
이번 설 연휴는 4일이다. 책방은 이틀은 쉬고 이틀은 열기로 했다. 어차피 직원도 사장도 나 하나이니 내가 결정하면 그만이다. 오픈 전에 전선을 정리할 생각이었기에 서둘러 출근했다. 이틀간 비어있던 곳의 찬 공기는 잠시의 환기로 인해 더 차가워지길래 얼른 문을 닫고 난로를 틀었다. 바닥에 테이프로 붙여두었던 전선은 걸어 다니다가 (주로 내가) 걸려 비틀거리곤 했다. 이제 한 줄로 정리했으니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집에서 가져온 물건들로 채워놓은 책방은 그냥 우리 집 거실 같다. 신발을 벗고 들어와야 하는 것이 다소 불편하긴 하다. 날이 추워지며 부츠를 신고 오는 분들이 생겼고, 미리 알고 오지 못한 분들은 입구에서 당황하시기도 한다. 입구에 의자를 하나 두어, 앉아서 벗고 신으시게 한다는 걸 자꾸 잊어버린다. 그래도 장판 바닥이 오랜 시간을 보내기에는 괜찮은 것 같다. 온종일 신발 신고 일하면 발이 얼마나 고된지 알기 때문에 머리카락 줍느라 고생이긴 해도 장판을 살리길 잘했다 생각한다. 아, 물론 장판을 걷고 바닥을 하려면 돈이 들어 살린 것이 가장 큰 이유이긴 하지만.
요즘 책방은 예약제로 운영 중이다. 노쇼를 한 번 겪은 후부터 안내 문자 전송 시 답변을 요청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노쇼도 있고, 며칠을 답변이 없다 방문 하루 전에 취소를 통보하기도 한다. 취소의 여지가 있음을 미리 알려주는 것이 힘든 일일까. 나는 어땠었나. 내가 했던 일상적인 일들이 무례함이 된 적은 없었나 생각해본다.
아이와 함께 방문하신 분이 오늘의 첫 손님이셨고, 아이가 마음에 드는 책을 찾지 못해 마음에 걸린다. 저 또래 아이들의 책이 부족해 많이 주문해두었는데 그 책들이 도착한 다음에 꼭 다시 와주었으면 좋겠다.
한 타임 쉬고 한 팀만 받으면 오늘은 퇴근이다. 들이고 싶은 책은 많은데 손님은 별로 없으니 속상하다. 언제 돈 벌어서 장바구니에 있는 책 다 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