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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이아빠 Oct 31. 2022

'연가'의 원곡 '포카레카레 아나'를 아시나요?

me and NZ (9)

영어로 자기소개가 가능할 무렵, 학교 입학을 위해 인터뷰를 보았다.  학교 세 군데와 약속을 잡고 국제학생 담당 선생님과 만났다.  한국 학교의 생활기록부와 성적증명서를 영어로 공증을 받아 제출했고, 인터뷰에서는 주로 입학을 해서 적응이 가능할 정도의 영어 말하기와 듣기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테스트했다.  성적을 자세히 볼 줄 알았는데, 오히려 개근상을 받은 기록에 주목했다.  감기에 걸려도 학교는 꼭 보내는 우리 어머니의 교육관이 이렇게 도움이 되었다.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학교는 사립학교, 공립학교 그리고 예체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교로 나뉘어 있다.  물론 돈만 주면 들어갈 수 있는 학교도 존재했다.  한 가지 한국과 다른 점은 학생들이 교복을 꼭 입었다.  좋은 학교일수록 잘 다려진 교복을 입고 다녔다.  학생이 학생답게 보일수록 좋은 학교였다.


일반 공립학교에 입학했다.  개근상을 받은 기록 때문에 학교 입학이 쉬웠다.  어머니는 옳았다.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던 중 어머니께 반항을 많이 했지만, 나이를 먹은 지금 뒤돌아 보면 어머니는 언제나 옳았다.  




홈스테이도 학교 근처로 옮기고, 등굣길도 자전거로 몇 번 왔다 갔다 해봤다.  새로운 홈스테이 가족 아저씨는 아일랜드 출신, 아줌마는 필리핀 출신이셨는데, 정말 좋으신 분들이셨다.  한 가지 예로 홈스테이 집 문 앞엔 나무로 된 표지판이 있었는데,


"There are no strangers, there are only friends we havn't met"


정말 이렇게 행동하셨다.  운이 좋아 이렇게 좋으신 분들을 만났다.  이 분들에게 앞으로 유학생활 동안 많은 도움을 받게 된다.  그래서 학교생활 내내 홈스테이를 옮기지 않고 계속 머물렀다.  


학교 첫날 Maori Welcome이라는 순서가 있었다.  Maori는 뉴질랜드 원주민을 말하는데, 뉴질랜드는 마오리의 전통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처음 직접 눈앞에서 보니, 신기하기고 무섭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유명하지 않지만, 뉴질랜드는 럭비를 잘한다.  럭비 월드컵에서 우승도 여러 번 하는 실력인데, 그 경기 중계를 보면 꼭 시작하기 전 HAKA를 한다.  Maori Welcome과는 다르지만 대표 격인 마오리 퍼포먼스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yiKFYTFJ_kw

< NZ 럭비팀 'All Blacks'의 하카 >

마오리족이 전투에 나가서 적을 만나면 우선 '하카'를 하고 싸운다.  그래서 뉴질랜드 스포츠 팀은 모든 경기 전 '하카'를 하고, 상대팀은 존중의 의미로 기다려 준다.  처음 봤을 때는 웃기기도 하고 어찌할 바를 몰랐는데, 계속 보니 멋있다.  곧 싸우다 죽을 수 도 있는 순간, 전투 의지를 솟아나게 하는 의식 이라니.




또 하나의 신기한 점은 우리나라에서 많이 들었던 '연가'라는 노래를 학교 합창단이 불렀다.  오잉?


거센 파도가 몰아치는

와이 아푸/로토루아의 호수

그대 건너간다면

잠잠해지리다.


그대여

돌아와 주시오

너무나 그대를

사랑합니다.


저는 편지를 써

반지와 함께 보냈습니다

사람들에게 알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얼마나 괴로운지


제 사랑은 절대

마르는 날이 없을 겁니다.

언제나 젖어 있을 테니까요.

제 눈물로 말입니다.


https://youtu.be/aQqn129MNYI


원곡은 마오리족의 사랑 노래이다.  6.25 전쟁에 마오리족이 참전하면서 국내에 알려지게 되고, 우리는 '연가'로 번안된 곡을 부르고 있다.  우리나라 노래가 아니었다니.  그리고 뉴질랜드가 우리나라 전쟁 때 도와준 나라라니.  뉴질랜드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뉴질랜드를 알게 될까.  학교생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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