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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LO Nov 12. 2023

질문의 의미

예견할 수 없는 질문을 엉겁결에 마주하고 답해야 하는 것이 인생이지 않을까 한다. 어려운 질문이 우리를 찾는다. 하지만 그것은 생각할 계기가 되기도 한다.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자기 자신을 되돌아볼 수도 있다. 나는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 어느 정도의 깊이를 가지고 있는지, 어느 정도의 헐거움을 지니고 있는 존재인지, 나 자신을 명명백백이 드러내는 것이 질문이다. 질문에 답을 하다 보면 스스로가 보인다. 가지고 있는 것이 보인다. 과거가 드러난다. 살아온 행적이 담긴다.


연습이 따로 없고 계속된 실전이다. 실전은 다음의 실전을 위한 연습이 된다. 질문은 인생이 실전으로 가득 차 있음을 증명한다. 연습이 있었다면 더 나은 답변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허황되다. 연습의 시간은 주어지지 않는다. 실전 속에서 계속해서 해답을 찾아 적금을 넣듯 쌓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우리에게 지속적으로 찾아오는 질문의 당위를 설명할 길이 없다. 인생에 연습이 존재한다면 질문이 이렇게 잦을 수는 없을 것이다.


다음 기회란 없다. 지금 이 순간 나를 찾아오는 질문은 똑같은 형태로 나를 또다시 찾아오지 않는다. 적절한 답변을 할 기회는 그 순간뿐이다. 고로 그 질문을 통해, 답변을 통해 한 발짝의 성취를 얻을 기회도 그때뿐이다. 그래서 그 순간에 충실해야 한다. 그 충실함에 따라 우리가 얼마큼 나아갈 수 있을지가 결정될 것이다.


질문에 회피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변화는 없다. 질문을 얼마나 충실히 대했는가. 얼마나 그 질문에 정통으로 부딪혔는가. 아니면 얼마나 정확하게 관통했는가. 그것이 변화의 정도를 결정할 것이다. 자기 안에 갇히고 싶다면 피해도 좋다. 하지만 그 틀을 깨고 나가고 싶다면 질문에 충실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나 자신을 발견하고 나아갈 길도 함께 발견한다.


23.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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