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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문 Dec 09. 2022

축구

꺾이지 않는 마음

축구. 요즘 지구인으로써 축구팬이 아닌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카타르 월드컵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 한국은 벌써 월드컵의 인기가 축구 마니아를 빼고는 좀 멀어진 느낌적인 느낌이다. 지난 토요일의 16강 진출 흥분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맞은 8강전 브라질과의 큰 패배가 있었기 때문이리라. 나만 그런가 ㅎㅎㅎ


축구가 그렇듯 스포츠는 대개 지는 것으로 끝나게 마련이다. 우승팀이나 챔피언은 1팀이거나 1명뿐이고, 나머지는 지게 마련이니까, 승리의 이들을 빼면 모두 패배와 좌절이 주어지는 것이지.


축구의 성지, 영국의 해리 케인이 월리엄 왕자를 만난 자리에서 물었다. "당신에게 축구란 무엇입니까?" 윌리엄 왕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내게 축구란 실망입니다. 그래서 축구는 실망이 우리 삶의 일부라고 알려주는 것이고, 그 실망을 어떻게 잘 다루어야 하는지를 가르쳐 줍니다."


그렇다. 스포츠가 그렇듯 우리 삶도 대개는 좌절과 실패를 맞는다. 그러나 축구에서 보듯 그 실망감을 넘어 새로운 아침을 맞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면 되는 것이다.


12월 3일 새벽,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포르투갈전의 그 짜릿한 흥분과 기쁨을 16강 브라질전의 실패가 빼앗아 가지는 못한다. 그것은 가나전의 실망을 넘어온 우리들의 마음에 그 경기는 이미 흥분이었고 기쁨이었으며 찬란한 빛이었기 때문이다.


시간은 흐르게 마련이고, 이팔청춘도 한때. 왜 좌절과 패배가 없겠는가. 다만 우리는 그 실망을 맞고 그 실망을 다루어 넘어서면 될 뿐이다.


그런데. 이 지구상에 오직 두 나라만 월드컵을 즐기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이 그들이다. 독재자 푸틴이 벌인 오판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절대권력 시진핑이 펼친 무모함의 제로 코로나 정책 때문이다.


아마도 중국인은 TV로 8만 명의 관중이 모인 월드컵 경기장에서 마스크 쓰지 않고 경기를 관람하는 관중을 보면서 자유의 의미를 새삼 깨닫고 있는 중일 것이다.


1980년대 동유럽의 독립을 위한 민주화 혁명은 비밀경찰과 독재를 피해 축구클럽에서의 작은 반정부 모임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제로 코로나로 피폐해지고 실망한 중국이, 그들의 자유를 위한 외침을 노 마스크 관중의 월드컵 축구 중계방송을 보면서 시작하지 않을까.


<축구 :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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