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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금 Aug 26. 2021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 휴가

하루가 1분 같아.

2007년 당시에는 백일 휴가라는 게 있었다.

입대 후 보통 3개월 후면 나오는 휴가였는데, 남들이 다들 백일 휴가는 4박 5일이 아니라 4.5초라고 하는 이야기를 믿지 않았었다. 내 이야기가 되기 전 까지는!


정말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알 수도 없게 첫날이 지나갔다. 울음이 많은 나는 첫날부터 울어대기 시작했다.


벌써부터 네가 복귀할 그날이 너무 슬프다며 울고불고 아기처럼 안아달라고 가지 말라고 징징댔었다.



후추는 굉장히 이성적인 사람이라 그럴 때면 논리적으로 나를 안심시키려고 했다.

안심이 되기는커녕 그렇게 이야기하는 후추가 얄밉기도 했다.


'나도 너처럼 헤어지는  슬퍼. 부대 복귀하면  얼굴만 생각날 거야. 너무 슬프다.'


이렇게 한 번쯤 이야길 해주길 바랐는데 후추는 아주 침착한 얼굴로

"오늘 나왔는데 벌써 울면 어떡해. 내가 복귀  해서 탈영병이   없잖아"


하는 말에 후추 말에 틀린 말이 하나도 없어서 반박할  없음에 분노했었다.



성인의 모습은 하나도 갖추지 못한 미성숙한 스물한 살의 소금은 그렇게 철이 없었다.


그렇게 후추 덕분에 내 마음도 한 뼘씩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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