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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노키노 Dec 17. 2022

'용아맥'의 권위가 흔들리고 있어!

2만원대 '특수상영관' 시대


<아바타: 물의 길>이 극장가 ‘특수상영관’ 풍경을 뒤바꾸고 있다. 우선 <아바타: 물의 길>은 사라졌던 3D 관람객을 되찾아왔다.


지난 주말 200만 관객을 넘었고 아마 오늘 지나면 내일쯤, 그러니까 개봉 6-7일차에 300만 관객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최종 스코어가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주목할 만한 현상은 역시 특수상영관 관람객 비율이다. 


현재 <아바타: 물의 길> 전체 관객 중 이 영화를 3D로 관람한 사람들의 비율은 40.8%(일반 3D 30%, 아이맥스 3D 4.9%, 돌비 3D 1.6%, 4D 4.3%). 스크린엑스(2.2%)까지 더하면, 


전체 관객 중 43%가 이 영화를 ‘특수상영관’에서 봤다. 

디지털 상영 57% 

특수관 상영 43% 




2009년 <아바타> 1편 때를 보니 전체 관람객 중 특수상영관 관람객 비율은 4D(1.2%), 아이맥스(4.5%), 3D(42.4%) 다 더해서 48.1%였다. (아이맥스에서는 3D를 안 봤던가???) <아바타: 물의 길>의 최종 스코어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현재까지는 1편 때의 특수상영관 관람 비율을 많이 따라잡았다. 사실상 죽어 있던 3D 관람객을 부활시킨 셈.


이 영화 개봉하기 바로 직전의 <토르: 러브 앤 썬더>의 3D 관람 비율은 고작 0.3% 정도에 불과했다. 2017년 아이맥스 레이저 영사기로 교체된 이후 처음 개봉하는 아이맥스 3D였음에도 나도 안 봤다. 3D 기술 자체에 대한 한계와 피로도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한편, 이번 <아바타: 물의 길>의 특수상영관 관람 비율은 <탑건: 매버릭> 때 하고도 비교된다. <탑건: 매버릭>의 특수상영관 관람 비율은 전체 관람객 중에서 15.2% 정도(4D 6.9%, 아이맥스 3.7%, 스크린X 2.9%, 돌비시네마 1.7%) 였다.


특수상영관 관람 붐은 영화마다 온도 차가 확연하기도 한데 <아바타: 물의 길>은 콘텐츠 포맷인3D와 상영관 포맷인 아이맥스에 대한 관심이 결합된 기이한 경우다.


예전에도 그런 경우가 있었다. <그래비티>의 경우에는 전체 특수상영관 3D 관람 비율 48.8% 중에서 아이맥스 3D 관람객이 13%였다. 꽤 대단한 수치였다. 


역대 아이맥스 포맷 상영작 중 주요 영화들의 관람 형태 비율을 보니까 <인터스텔라>가 8.5%, <테넷>이 9.2% 정도였다. 시리즈 중에서는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이 3.9%대였다가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때는 2.1%까지 줄었었다. 


<듄>의 경우는 이례적으로 전체 관람객 중 아이맥스 관람 비율이 14%나 됐었다. 싱어롱+4DX 붐이 있었던 <알라딘>의 4D 관람 비율도 이례적으로 12.5%, 약 160만명이 좌석에 올라타서 노래를 부르며 영화를 봤다. ㅎㅎ




여기서 뜬금없이 각 관람 형태별 객단가 차이를 살펴보면,


디지털             9,936원

스크린X         12,513원

3D 디지털      14,111원

4D                14,117원

돌비 3D         17,844원

아이맥스 3D   21,552원


아이맥스 3D 참 많이 비싸졌다. 

10년 전에 <그래비티> 때 아이맥스 3D 객단가가 16,076원이었으니 5천 5백원 정도 올랐다. 


다른 상영 형태 객단가 상승 비율도 계산해보고 싶지만 귀찮다. ㅎㅎ 아이맥스 3D가 비싸졌다는 걸 강조해야 하니까. ㅎㅎ 3D가 아닌 일반 아이맥스의 경우에는 객단가가 15,000-17,000원대 선이다. 서울만 이 정도 가격이 된 건 아니다. 도쿄의 웬만한 돌비시네마, 아이맥스 3D 상영 관람료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십년간 두 도시의 물가 상승 비율은 어떻게 달랐으며 지금의 물가 상승 체감은 각각 어느 수준일까. 고민해봐야 하는데 머리가 아프다. 


두 도시의 웬만한 ‘특수상영관’ 극장 시스템 수준 차이는 또 어떻게 다른가. 이 부분은 더 머리가 아프다. ㅎㅎ

내가 왜 아이맥스관의 현 상황에 주목하고 있는가 하면, 최근 특수상영관 중에서 유독 아이맥스관만 <아바타: 물의 길> 상영 스펙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서다. 이유를 모르겠더군.



--- 지금부터는 이전에 써놨던 글이다. ---


용산 CGV 아이맥스관이 애초에 <아바타: 물의 길>이 요구하는 스펙인 


4K, HDR, HFR, 3D 중에서 

초반에 4K가 아닌 2K 상영을 선택했다는 점도 의문이다.


영사 사고 방지를 위한 선택이었을까. 아무튼 이게 관객 입장에서는 너무 아쉬운 단점이다. 화질이 흐려지니까 2만원이 넘는 비싼 돈을 내고 손해를 본 기분이 든다. 실제로 돌비시네마관과 슈퍼플렉스G관, 아이맥스관에서 모두 영화를 보고 나니 이 아쉬움은 더욱 배가된다.


왜 이 영화를 가장 성능 좋은 상영관에서 보는 것이 좋은 지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를 해보자면,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는 없으니까 안심하고 읽으셔도 된다.)




3D와 4K 화질과 돌비 애트모스, HFR이라고 하는 프레임 가변(보통 영화는 24프레임인데 이 영화는 24프레임이었다가 특정 장면들에서는 48프레임으로 바뀐다.) 등 기술적인 부분은 모두 캐릭터의 감정선, 이야기의 긴장감, 액션의 박진감을 더욱 잘 느끼게 해주는 도구로 쓰이기 때문이다.


3D 영화를 볼 때 과거에는 안경을 쓰고 고개를 약간 기울이기라도 하면 어지럽거나 심하면 구토를 유발하기도 했는데 HFR 프레임 변환을 통해서 이런 시각적인 혼란스러움을 사실상 완전히 줄일 수 있게 됐다. 


또 좌석에 앉은 관객의 온 몸을 감싸듯 쏟아지는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는 한밤중의 밀림 전투 장면 같은 액션신에서는 아이들을 구하러 온 네이티리의 존재감을 소리로 먼저 알려주는 식으로 긴장감을 배가 시키는데 적절하게 쓰인다. 


고해상도의 4K 화질은 3D 안경을 쓰고도 디지털 캐릭터인 나비족 캐릭터들의 표정 변화나 눈동자의 세밀한 변화, 피부에 흐르는 땀방울 등을 선명하게 보여줌으로써 캐릭터의 감정선에 쉽게 몰입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런 모든 요소가 제대로 어우러져야 영화를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건, 하나마나한 너무 뻔한 소리다. 용산 CGV 아이맥스관은 국내 그 어떤 상영관에서도 느낄 수 없는 압도적인 스크린 사이즈를 가지고 <아바타: 물의 길>의 제작진이 애초 의도한대로의 화질을 보여주지 못했다.


CGV 아이맥스관은 오랫동안 ‘최고의’ 특수상영관 지위를 누려왔다. 아이맥스 화면비를 가진 영화가 아닌데도 일단 ‘용아맥’에서 보는 분위기가 지난 몇 년간 지속되어 왔다. 사운드 시설이 훨씬 좋은 돌비 애트모스관이나 LED스크린을 도입한 롯데시네마의 슈퍼S관들의 장점이 ‘용아맥’의 그늘에 가려져서 쉽게 알려지지 못했던 것이 사실 아닌가.


그런데 <아바타: 물의 길> 관객들 반응과 매진 흐름을 보니,


새로 리뉴얼해서 기존의 단점을 완전히 보완한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 슈퍼플렉스G관이나 <아바타: 물의 길>의 온전한 화면비율을 볼 수 있다고 알려진 남양주현대아울렛 스페이스원 돌비시네마관을 찾는 관객들이 많아진 것 같다. 내가 여기저기 여러 번 이야기했는데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 슈퍼플렉스G관의 좌석 시트는 국내 최고 수준이다. 


3시간 넘는 영화를 이렇게 편한 리클라이너 좌석에서 본다는 건 대단한 장점이다. 몇몇 영화 유튜브 채널 영상에서 이 상영관이 별로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던데 그건 보지도 않고 예전 상영관 후기 좀 찾아보고 말하는 거라 귀담아듣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국내에 좋은 시설을 가진 상영관이 많으니 직접 정보를 찾아서 비싼 티켓값 손해보지 말고 제대로 관람해보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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