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여행, 우메다역 루쿠아 쇼핑몰 10층 모모타로에 가라!
여행 다니면서 맛있는 걸 먹으려면 운도 따라야 한다. 오사카에서 오코노미야키는 놓쳐서는 안 될 먹거리란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는데, "맛집"을 굳이 찾는 게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여행의 일정에 쫓겨본 사람들은 잘 알 것 같다. 여행을 마무리하며 번화가인 우메다역에 들러 오사카 3대 별미 오코노미야키 가게를 찾아나섰으나 복잡한 우메다역에서 뭔가를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우메다역 근처에는 쇼핑몰을 비롯해 엄청나게 높은 건물이 많고 골목골목에 위치한 시장이나 거리도 매우 복잡했다. 여기저기 헤매는 건 배를 채우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우메다역에 있는 루쿠아 쇼핑센터의 푸드코드에 가기로 했다. 우메다역과 연결되어 있어 위치도 매우 가까운 편이다. 우선 지하로 내려가서 먹거리를 살피고, 쇼핑센터 안내도를 획득해 10층 식당가로 올라갔다. 사실 지하 식당가에 자리가 있었다면 절대 올라가지 않았을텐데, 주말 저녁 시간 식당가는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10층 식당가에 올라가서는 오코노미야키 모형이 가게 앞에 크게 전시된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다. 오코노미야키 맛집 찾기는 진작에 포기하고 제일 눈에 띄는 식당으로 들어간 건데, 나중에 알고 보니 루쿠아 쇼핑센터 10층에 위치한 이 오코노미야키 가게 "모모타로"는 일본에서도 손에 꼽히는 오코노미야키 전문 체인이었다. 체인점도 일본 전체에 딱 세 군데만 있다는데 운 좋게도 오코노미야키 맛집을 찾아낸 셈이다.
20여 분 정도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 메뉴를 골랐다. 자리에 앉아 맥주도 한 잔 주문하고 오코노미야키가 나오길 기다렸다. 내가 자리를 잡은 좌석 앞은 요리사분들이 오코노미야키를 굽는 커다란 철판 앞인데, 바로 눈앞에서 맛있는 요리가 탄생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어 좋았다. 주문 받은 순서대로 차근차근 오코노미야키를 굽는다. 줄을 서는 맛집이라 그런지 주문이 끊이질 않았고 커다란 철판 역시 다양한 종류의 오코노미야키로 가득했다. 그런데 요리를 하고 있는 이 철판의 열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조금 앉아 있으면 앞자리에서도 땀이 줄줄 흐를 정도였다. 땀 한방울 흘리지 않고 오코노미야키를 굽고 계신 요리사분들이 대단하다고 여겨지는 순간이다.
좌석 앞이 철판이라 내가 주문한 요리도 바로 눈앞에서 조리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재료를 익히고, 달걀을 풀고, 볶는 과정은 매우 빠르고 정확하게 진행된다. 요리사분들의 손놀림은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재빠르다. 평범한 오코노미야키 하나와 새우와 대파로 조리한 오코노미야키 두 개를 주문했는데, 완성된 요리는 따뜻하게 먹을 수 있도록 자리 앞에 놓인 철판 앞으로 옮겨준다. 가다랑어포가 살살 춤을 추는 오코노미야키는 바라보기만 해도 절로 군침이 넘어갈 정도.
보기에도 그럴싸한 두 가지 종류의 오코노미야키에 맥주를 한 잔 곁들이면 그 맛이 기가 막힌다. 오사카 여행에서 또 먹고 싶은 게 뭐냐고 물어본다면 주저없이 여기 "모모타로"의 오코노미야키를 꼽겠다. 소스를 따로 찍어 먹지 않아도 적당히 간이 되어 있고, 심심하지 않아 술안주로 더 적당한 맛이다. 다만 일본에서는 한 끼 식사와 관련된 체감 물가는 그다지 비싼 편이 아니었지만, 음식점의 술값은 요리에 비해 다소 비싼 편이었다. 요리 하나에 맥주 한 잔 정도 곁들이면 크게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분위기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이곳의 오코노미야키는 우리나라에서 파는 오코노미야키와 기본 베이스가 되는 맛은 비슷하지만 크기나 두께도 다르고, 다양한 재료를 첨가해 다른 메뉴를 만들어내는 방식도 차이가 있는 듯했다. 달고 짠 오코노미야키 소스와 달걀의 부드러움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모타로의 오코노미야키는 오사카 여행에서 찾은 최고의 먹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