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 산문 & 에세이 &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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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불구불 골목길에서 보았다. 담장 너머 빼꼼히 고개 내민 감나무. 이파리들은 진즉에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앙상한 가지만 남았다. 그리고 가지 끝에 간신히 매달린 감 두 알. 그것들은 전구알 두 개를 걸어 놓은 듯 쌩뚱맞기 그지없었다.
감 두 알은 자신의 소명이라도 되는 듯 아침저녁 가리지 않고 골목길을 훤히 밝힐 것이다. 골목길을 지나는 그대들은 허송세월 불 밝히고 있는 저 두 개의 등불을 왜 끄지도 않고 가만히 내버려 두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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