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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IBS Oct 08. 2022

책에 들어갈 분량을 채우는 방법

그 많을 걸 어떻게 쓰나

책을 쓴다고 하면 아무래도 좀 무섭다. 밖에 내는 것도 내는 건데, 그만한 양을 채우자고 생각하면 막막해진다. 에세이 류를 기준으로 할 때 책은 얇아야 6만자(원고지 300매), 일반적이면 10만자(원고지 500매) 정도 되는 듯. 더 두꺼우면 두꺼웠지 얇진 않더라 ㅎ 이 정도 되는 글을 쓰는 건 쉽지 않긴 하다. 일이든 취미든 글을 많이 써 봤다고 하는 사람도 책을 낼 정도로 하나로 엮을 수 있는 글을 이렇게 많이 쓴 경험은 거의 없을 듯.



이 막막함을 해결하는 그나마 나은 방법은 쪼개기다. 한 번에 3천자씩, 장기적으로 스무 편에서 서른 편 사이를 만들어 낸다는 계획으로 접근하는 거다. 사람마다 다를 순 있겠지만, 책에 처음 도전하는 나는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접근했다. 주제는 이미 잡았다는 걸 전제로 한다.




글쓰기의 개요라고 한다면 >> 시작은 사례를 들어서, 본문에서 다룰 내용은 1-2-3으로 구분해서, 마무리는 정리 + 임팩트 한 문장 정도로 간결하게 << 뭐 이런 느낌일 텐데 상세한 주제가 잡혀있다면 좀 더 디테일하게 써 볼 수도 있겠다. 내 책에 들어가는 글 중 한 편의 예를 들면,


[너무 리얼한 건 매력이 없다]


- 책의 인상 깊은 한 구절 소개

- 이 구절에 대한 해설 1 : 왜 애니메이션이 리얼함을 추구하는 가

- 이 구절에 대한 해설 2 : 왜 너무 리얼하면 안 되는가에 대한 해설 추가

- 애니메이션에서 콘텐츠 일반으로 넓혀서 해석

- '리얼하지만 너무 리얼하지 않은' 사례 1

- '리얼하지만 너무 리얼하지 않은' 사례 2

- 마무리


이렇게 각 단락을 정해놓으면 아무것도 없었을 때 보단 글쓰기가 수월하다. 양을 적절히 배분하고, 단락과 단락을 잇는 부분을 매만지면 글 한 편이 된다. 책에서 개요 역할을 하는 게 목차다. 먼저 크게 챕터를 나눈다는 느낌으로 몇 가지 대주제를 선정해보고, 챕터 별로 어떤 글들이 들어가면 좋겠는지 세부적인 아이디어를 적어본다. 위에서 든 예시는 기승전결이 어느 정도 있는 느낌이지만, 꼭 그렇지 않아도 만들 수 있다. 시간순이라면 흘러가는 대로 쓰되 큰 분기점을 쪼갠다. 아예 병렬적으로 존재하는 에피소드나 생각 위주의 글이라면 마인드맵 그리듯 크게 쪼개거나 뻗어나갈 수 있는 덩어리를 생각해볼 수 있겠다. 약간... 사과 못 깎는 애가 처음에 도전할 때 일단 쪼개놓고 한 조각씩 껍질을 깎는 느낌과 비슷하게 보면 될 듯. 내 책에 챕터 구분이 있는 건 아니지만, 책을 쓸 때는 이런 덩어리들로 구성하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기획했다. 아래와 같음.


(가제) 퇴근하고 장난감

- 장난감 등 사회적으로 유치해 보이는 취미에 공감을 부여하기 위한 도입부

- 취미 일반을 즐기는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 오덕, 커뮤니티 등 마이너한 취미로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

- 건담, 용자물 등 이 취미에 대한 (일반인도 흥미롭게 느낄 수 있는) 이야기

- 취미와 관련해 풀어낼 수 있는 에피소드


그리고 이 아래에 글로 만질 수 있는 세부적인 에피소드들을 생각해 본 건 이러했음.




그깟 취미가 절실해서 - 퇴근하고 낭만생활


- 장난감 등 사회적으로 유치해 보이는 취미에 공감을 부여하기 위한 도입부

        어른의 '돈쭐'을 보여주마

        누구나 낭만은 하나쯤


- 취미 일반을 즐기는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내 취향을 닮은 나의 물건들

        취미가 절실한 인생

        디테일 올리는 건 어려워

        지루한 부분을 견디는 일

        취미는 '장비빨'

        세트로 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요

        중고가 훨씬 비싼 이상한 시장

        직장인 2대 허언


- 오덕, 커뮤니티 등 마이너한 취미로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

        찐따는 중앙선을 넘을 수 없어요

        흥분한 오타쿠를 보는 머글의 시선

        뉴비의 취미도 취미인 걸

        25년 전의 나는 몰랐지, 이런 장난감을 갖게 될 거라고

        먼지가 쌓이더라도 괜찮아


- 건담, 용자물 등 취미에 대한 (일반인도 흥미롭게 느낄 수 있는) 이야기

        인생 첫 프라모델은 구멍가게에서

        <로봇수사대 K캅스>를 아세요?

        다시 만난 500원짜리 장난감

        조립의 완성은 사진

        너무 리얼한 건 매력이 없다

        일부러 좀 망가뜨렸습니다

        로봇 얼굴 생긴 걸로 싸우는 사람들

        로봇도 조연이 있죠


- 취미와 관련해 풀어낼 수 있는 에피소드

        중고거래 사기 참교육 시전하기

        끔찍한 경험으로 남은 덕업일치

        모든 걸 다 가질 순 없나요 :: 그레이트 합체 로봇


에필로그 : 타인의 세계




체계적으로 정리하며 맞춰 내려가는 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고, 아이디어가 마구마구 떠오른다 그러면 먼저 적어놓고 묶어보는 식으로 적용할 수도 있겠다.



++ 그 외의 글쓰기 팁


- 맨 앞부터 쓰려고 하지 않기

: 쓰기 쉬운 부분부터 쓰고 재배치하면서 다듬는 게 빠르다


- 완벽한 문장 포기하기

: 위와 같은 맥락임. 문장이 뭐가 좀 안 맞거나, 표현이 맘에 안 든다고 해도 일단 쓰고 넘어간 뒤 고치는 게 빠르다. 뭔가를 처음 생성해내는 게 가장 어려운 일임. 고치는 건 굉장히 쉽다.


- 아이디어는 틈틈히 메모

: '이렇게 쓰면 좋겠는데!' 하는 아이디어가 들 때마다 메모하는 건 꽤 도움이 된다


적고 나니까 몇 개 없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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