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아래 Jul 11. 2022

섭섭한 마음

반성문 쓰는 삶

 수만 가지 생각을 안고 있으면서도 글로 덜어내는 것은 참으로 결심이 필요한 일.

숨 쉬듯 생각을 글로 뱉어낼 수 있다면 좋겠다.

종종 나는 내가 천재가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끝내주는 별별 생각을 다하는데 더 이상 내게 존재하지 않는 것 중 하나가 기억력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는 걸 동시에 깨닫는다.

주로 발전적인 수익창출에 관한 소고라기보다, 개인의 생각을 좀 더 다듬어진 형태로 잘 보여지게 하는 방법에 대한 것. 한 마디로 허세의 글 자락들이 전부이기는 하지만, 넘쳐나는 생각을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봐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저 감사할 일이다.

따릉이를 빌려 방산시장 다녀오는 짧은 순간에도 페달을 밟는 한 발 한 발에 의미가 부여되며 내 지금 떠오는 이 생각을 한 자락 글로 남겨야지, 주문한 빵을 찾아 잠시 앉아 쓸데없는 단상에 빠진 이 순간도 유의미한 시간으로 바꾸는 방법은 아무것이라도 적는 것.

아 드디어 오랜만에 장장 약 6개월 만에 브런치 페이지를 열어 내가 아직도 글 욕심을 내고 있어요. 라고 말해보는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여러 순간마다 정말 이럴 수가 있을까 싶게 체감이 되곤 하는데 최근에는 그 나이듬의 속도가 이렇게 빨라지다니… 라는 항목까지 더해지고 있다. 더 이상 새로운 것 배워 뭐하나, 새로운 곳 가서 뭐하나, 사람 만나는 일도 귀찮아, 먹는 것 마저 간단히 간단히… 이렇게 진짜 어른이 되어가고 있구나. 호기심도 설레임도 점점 흐려져 가네. 그래도 늘 무언가 아직도 무한정 커져가는 욕구 중 하나는 글을 적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나날이 늘어가는 꼰대력을 조금이라도 눌러주기 위해서라도 나는 나를 돌아보는 이 지긋지긋한 반성문을 계속해서 써야 할지도 모른다.

엊그제 하릴없이 이태원에 갔다가 심지어 토요일, 환영받지 못하는 혼밥 언니는 스무몇 살부터 이렇게 물에 뜬 기름처럼 정처 없는 것일까를 잠시 고민했는데 이건 아마도 평생 가져갈 나의 캐릭터인가 싶어 매우 섭섭했다. 이 섭섭함은 참으로 지겹게 자주도 느껴지는데 당최 해소할 방법도 모르겠다. 무념무상하게 왁자지껄하고 깔깔거릴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건 도대체 왜 혼자 할 수 없는 것인지.

이 글은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따릉이 다시 빌려 가게로 돌아가기나 해야겠다. 오늘도 섭섭하네….

매거진의 이전글 역시 괴로울 때 뭐든 쓰게 되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