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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아래 Aug 09. 2021

반성문보다 좀 더 의미 있는 글을 써야겠다

반성문 쓰는 삶

    지난 7월부터 오늘 8월 9일까지 한 달이 넘는 기간은 내게 너무나도 힘든 시간이었다. 일이 없는 날에도 아침 일찍 일어나 뭐라도 하는 게 내 오랜 지키기 힘든 계획이었는데 반성문 쓰는 삶이 이렇게 길어지다 보니 더 나아지기보다 오히려 일어나도 할 게 없다.는 생각으로 어차피 일어나서 몇 시간 SNS와 유투빙으로 보내는 시간 그냥 누워서 보고 말지 하는 참으로 한심한 날들을 보내온 것이다. 특히 지난 한 달여 되는 기간은 그 자포자기 무기력이 최고점을 찍은 기간이었다.


    사실 이젠 새로운 것도 없고 재미있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궁금한 것도 심지어 먹고 싶은 것도 없어. 아 정말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자문무답하며 그저 하루가 가는 것을 괴로워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생산적인 일을 하겠어! 라는 마음속 다짐은 공허하게 꺼내어 보지도 못하고 반성문이라도 써서 다행이라고 생각해버리는 그런 날들이라고 해야하나.


    반성문도 모이면 장르가 될 거야. 추슬러지지 않는 마음의 공허함을 아무 말이라도 적어보는 혼자만의 대나무 숲에 내뱉어 버려야지... 그런 생각으로 지내는 날들. 그나마 근간 일주일에 최소 하루 이틀 길면 연속 5일 모두 하루 30분이라도 운동이 되는지도 모를 짧은 루틴의 운동을 하고는 있다. 그러나 어디서 보니 백수가 운동을 하는 게 젤 위험하다는데 그 이유가 이렇게 운동이라도 해서 다행이야 라고 스스로 위로하기 때문이라고 하더라. 왜 이 말이 무슨 말인지 너무나도 잘 알겠는지...


    그렇게 긴 하루를 너무나도 짧게 보내고 있는 나는 가장 낮시간이 긴 이 아름다운 여름이 지난가는 계절에

입추가 지나고 광복절을 기점으로 여름이 끝났다고 생각해버리는 사람. 진정한 여름이 고작 며칠밖에 남지 않았다!는 위기감까지 더 해져 압박이 더 해진다! 이 괴로운 길고 긴 반강제적인 백수기간이 지나고 어찌어찌 일 하는 순간이 오면 일을 해야 하는 강박에 또 사무치게 괴로워하면 지낼 텐데!


    오지도 않은 일들을 닥치지도 않는 상황을 미리 괴로워하는 제일 바보 같은 걱정쟁이 여기 있습니다.

자자~ 그런 마음으로 제게는 이제 2주의 여름방학이 남았습니다. 돈은 또 벌리겠죠. 없는 것도 아니지만 있다고도 할 수 없어 늘 불안한 재정의 어려움은 열심히 일할 미래의 나에게 맡기고 밤보다 긴 낮의 시간으로 채워진 떠나갈 준비가 한창인 이 남은 여름을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지내봅시다.

나는 남은 2주의 시간 중 당장 가까운 며칠의 기간 동안 매일 정해진 시간에 아무 말이나 적어보기를 할 예정인데 반성문으로 채워질 수도, 어제 유튭에서 본 가슴에 새기고 싶은 좋은 말씀 한 구절이 될 수도, 갑자기 생각난 오래전 기억 추억이 될 수도 있을 거야. 


    뭐든 문맥도 상관없고 어법도 상관없이 복잡하고 산만하기 이를 데 없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기나긴 만연체의 한 문장이 될지라도 그리고 그저 단 한 문장, 한 단어라도 박제하듯 적어 남겨 보겠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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