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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호령 Oct 27. 2017

나에게 넌 1순위
하지만 너에게 난 몇 순위일까?

나 혼자만의 생각

오늘 남자는

계속해서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평소에는 머리 정리만 하기 위해 보던 거울이었다.

그만큼 남자에게 거울은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남자는 한숨을 푹 내 쉬었다.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오늘따라 더 비참해 보였다.

남자의 복장은 검은색 정장과 빨간색의 넥타이를 하고 있었다.

집에서 입고 있을만한 옷은 아니었다.


또다시 남자는 한숨을 내 쉬었다.

남자의 귓가에는 그녀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맴돌았다.


오늘 남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그녀와 만나기로 했다.

그녀와 만날 생각에 평소와는 달리 이른 시간에 일어나

자신을 단정하게 꾸미기 시작했다. 

그녀와의 약속은 지난 일주일 전에 잡은 것이었다.


남자는 설레는 마음으로 그녀를 만나기 위해 

약속 장소로 나갈 준비를 했다.

그 순간 핸드폰 벨소리가 집안 가득 울려 퍼졌다.

핸드폰에 나타나는 수신자의 이름은 그녀였다.

남자는 그녀의 이름을 보고서는 왠지 예감이 좋지 않았다. 

좋지 않은 일은 비켜가는 일이 없었다.


그녀는 남자에게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겼다면서 

오늘 못 만날 것 같다고 말했다.


남자는 '알겠어'라는 말을 하고서는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고서는 남자는 애써 표정을 참고 있었다.


세상이 자신에게 '그 여자는 안된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남자는 화장실로 향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서는 한숨만 내 쉬었다.

그녀는 남자의 학교 선배였다.

두 사람은 팀 과제로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팀 과제 이후 두 사람은 약속이라도 한 듯 

같이 점심도 먹고 도서관에서 공부도 했다.


어느 순간부터 남자의 마음속에 

그녀가 조금씩 차지하기 시작했다.

그저 바라만 봐도 기분이 좋았다.

아니 설레었다. 


남자에게 그녀는 항상 1순위이었다.

하지만 오늘 그녀에게 그 말을 듣는 순간

남자는 자신이 1순위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어디까지 본인만의 짝사랑이었다.


자신에게 그녀가 최우선일지라도 

그녀에게 자신은 최우선의 대상이 아니었다.


아마 그녀는 남자만의 1순위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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