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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j Oct 21. 2019

AI 시대에 아이의 수학/과학 교육이 중요한 이유

 우리가 보는 세상을 숫자로 바꾸어 보는 인공지능

이 글이 속해있던 브런치 북  <AI 시대, 우리 아이 교육은?>을 책으로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https://wikibook.co.kr/aiedu/



여기저기서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 인공지능 AI를 이야기하며 세상이 바뀌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도대체 인공지능이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A.I.에 나오는 아이 또는 스파이크 존즈의 영화 Her에 나오는 사만다는 인간과 거의 동일한 형태 또는 무형의 무언가로 표현되고는 합니다. 어떻게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을 컴퓨터가 할 수 있다는 것일까요? 여러분의 이러한 궁금증을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해보려고 합니다.


현실을 디지털화 한다


4차산업혁명, AI 시대이라는 말이 도래한 지금으로부터 몇 년 전부터 많은 것들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옮겨가는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던 우리들은 디지털 카메라, 나아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저장했으며, 편지지에 써서 메세지를 보내던 것은 이메일 또는 카카오톡 등의 메신저로 옮겨갔습니다. TV는 아날로그에서 인터넷 회선을 통해 전파되는 IPTV로 바뀌었고, 음악 역시 카세트에서 CD로, 이제는 인터넷 스트리밍하여 앱으로 듣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도서관을 가거나 백과사전을 찾는게 아니라, 바로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구글이나 네이버를 검색해보기도 합니다.


이러한 변화를 가장 체감하기 쉬운 것은 일상 속이지만, 우리가 일하는 방식 역시 엄청나게 바뀌었습니다. 수기로 기록하던 장부, 보고서 등은 전부 컴퓨터 속 문서가 되었고, 마케팅 분야에서 고객에 대한 정보 수집과 소통은 이제 소셜 미디어, 블로그, 유투브 등 다양한 접점을 통해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공장은 자동화가 더 가속화되어 이제는 몇명의 기계 다루는 사람이 큰 공장 한개를 돌릴 수 있을정도의 어마어마한 생산성 증가가 일어났습니다.


이러한 현상과 함께 떠오른 단어가 빅데이터 (Big Data) 그리고 Web 2.0입니다. 빅데이터는 1990년대에 John Mashey라는 사람이 처음 쓴 단어로 말그대로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고 프로세싱하는 기술을 뜻합니다.Web 2.0는 2004년에 O'Reilly Media Web 2.0 Conference에서 유명해진 말로, 사람들이 직접 컨텐츠를 생산하는 인터넷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말합니다. 몇 년 전에 한국에서 많이 썼던 UCC (User Created Content)  라는 단어가 떠오르시나요? 지금 유투브에 들어가면 온세상 온갖 광경을 영상으로 찾아서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이 빅 데이터 기술의 발전과 Web 2.0을 통해 세상은 엄청나게 빠르게 디지털화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디지털 데이터는 인공지능 기술이 자랄 수 있는 양분이 되었습니다.


세상을 숫자로 표현해요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들은 이미지, 즉 픽셀(pixel)로 표현되고, 귀로 듣는 것들은 음파(waveform)로 표현이 되고, 말하는 단어는 사전의 인덱스(index)로 표현되는 것이 디지털 세계입니다. 공통점은 모두 숫자로 표현이 된다는 점이죠. 이 숫자들이 인공지능의 입력 데이터가 됩니다. 예를 들어, 고양이 이미지 수천장과 고양이 이미지가 아닌 것 수천장을 학습하라고 주면 인공지능은 본 것 이외에 처음 보는 고양이 사진을 보고 이 안에 있는 것이 고양이인지 아닌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구글 CEO 래리 페이지가 설명하는 구글의 이미지 인식 인공지능

영상을 보시려면: https://www.youtube.com/watch?v=mArrNRWQEso


인공지능이 학습을 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흔히 말하는 머신 러닝 (machine learning)은 문제 (ex. 이 이미지는 고양이인가, 아닌가?)에 대한 해답을 수많은 입력 데이터 속에 있는 패턴으로부터 찾습니다. 그냥 하나하나 외워서 찾는 것이 아니라 통계 모델을 세워 좀 더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하려고 하는 것이 머신 러닝입니다.


머신 러닝이 결국 통계라면, 이미 전부터 있었던 것 아닌가요? - 똑똑한 독자님

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으실겁니다. 네, 사실 맞습니다. 하늘 안에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이 있듯이 인공지능은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닙니다. 이미 1960~70년대부터 시작되어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 되던 학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머신 러닝 연구가 엄청나게 발전하였는데 그 이유는 크게 두가지 입니다.


1) 인터넷의 발전 덕분에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가 생성되었다

2) 크고 복잡한 통계 모델을 빠르게 계산해낼 수 있는 컴퓨터 하드웨어(ex. GPU)가 개발되었다.


뇌의 뉴런을 본 따서 만든 통계 모델


인공지능에 좀 관심이 있으신 분들 중에는 딥러닝 (deep learning)이라는 용어를 들어보신 적이 있으실거라 생각합니다. 딥러닝은 최근 머신 러닝 분야에서 주로 쓰이는 신경망 모델 (neural network)을 쓰는 종류의 모델을 뜻합니다. 1980년도에 활발히 연구되기 시작된 딥러닝은 인간 뇌의 뉴런(neuron)의 구조를 본따서 만든 통계 모델입니다.


우리의 뇌 안에서는 수천억개의 뉴런들이 연결되어 서로 신호를 주고 받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딥러닝 역시 수천 수만개의 인공 뉴런들을 만들어 학습을 시키는 방식인데, 데이터가 충분히 많을 시에는 엄청나게 효과적이라 현재 언어, 음성, 이미지 등 거의 모든 인공지능 분야에 새로운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뇌와 점점 비슷해진다는 것이 정말 신기하면서 무섭기도 합니다.


간단한 신경망 모델의 예시




어렸을 때 학교에서 과학을 공부하셨던 기억을 떠오르시면, 먼저 기본적인 개념들을 배우고 많은 것을 암기하셨던 것이 떠오르실겁니다. 물리에서는 중력과 만유인력의 법칙, 화학에서는 분자와 원자, 생물학에서는 세포의 구성요소를 먼저 공부합니다. 하지만 고등학교나 대학교로 진학하고 심화 내용으로 넘어가 공부를 하다보면 내가 하는 것이 수학인지 과학인지 하셨던 분이 계신가 모르겠습니다. 물리에서는 미적분을 이용해 힘의 세기를 계산하고, 화학에서는 화학 작용 수식들을 계산해야 했고, 생물에서는 네트워크를 그리는 등 정말 많은 수학이 들어갑니다.


사실 과학은 세상의 이치를 수학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하면 할수록 수학과 과학의 경계가 흐려지는 것이지요. 머신 러닝의 본질 역시 똑같습니다. 풀고자 하는 문제를 수학적으로 정의한 다음에 세상을 숫자로 표현한 입력 데이터를 가지고 통계 모델을 학습시키는 것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머신 러닝에 입문하시면 통계학, 기하학, 선형대수, 미적분 같은 수학이 많이 나옵니다. 이것만 보고 "이거 완전 수학이네~" 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다행인 점은 기본 개념들만 이해하시면 복잡하고 엄청나게 많은 수학적 계산은 컴퓨터가 알아서 다 해주니 크게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물론 기본이 되는 수학적인 개념을 이해하지 않고 무언가 새로운 것을 자유자재로 응용하기는 힘들겠지요.


이처럼 인공지능의 본질은 수학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수학과 과학을 열심히 공부함으로써 기초를 제대로 다져놓는 것이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졌습니다.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수학 과정은 미국 같은 외국에 비해서 꽤나 심화되어 있기에 학교에서 다루는 수학 개념만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면 좋은 기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여 4차산업혁명시대가 왔다고 하여, 지레 겁을 먹을 수 있지만 이를 위한 공부의 본질은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물론 시험 문제풀이나 암기식 공부 위주가 된 현재의 대학교 입시는 공부의 본질이라고 할 수 없겠지만요. 만약 우리의 아이들이 이러한 방식에 매몰되어 있다면 어서 단편적인 공부를 뛰어 넘어 장기적으로 시대에 맞는 인재가 되기 위한 준비를 시켜야 하겠습니다.



**이 매거진은 브런치 작가 pj의 가족들이 함께 발행하는 가족 프로젝트입니다. 화자는 pj의 어머니로, 가족들이 경험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글을 풀어낼 예정입니다.


매주 포스팅되니, 꼭 매거진 또는 작가를 구독해주시기 바랍니다!

목차

0. AI시대, 내 아이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1. 자동차와 공룡을 좋아하던 6살 아이가 컴퓨터를? 

2. 간단한 게임 만들기로 시작한 코딩 공부 

3. 우리 아이, 어떤 프로그래밍 언어부터 시작해야 할까? 

4. 아이들에게도 효과적인 프로젝트 중심의 코딩 공부 

5. 인공지능 번역시대, 아이 영어 공부 중요한가요? 

6. 부모의 작은 노력이 모여 큰 아이를 만든다 - 일찍이 시작된 영어 공부

7.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고등학교 

8. 천재는 타고나는 것이지만 영재는 만들어질 수 있다 ~ 작은 아들 이야기

9. 객관식 시험이 아닌 글쓰기로 하는 국제 학교교육 IB

10. AI 시대에 아이의 과학/수학 교육이 중요한 이유 (현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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