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베튈레의 전시오프닝을 가서 큐레이터의 설명을 듣는 중 아주 인상깊은 부분이 있었어요. 수많은 에르베튈레의 그림 중에서, 그 전시관을 가득채운 그림중에서 가장 애정있는 그림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에르베튈레는 바로 저 <노란점> 그림이라고 답했다고 해요.
불과 점 하나에 불과하지만 저 점을 찍었기에 옆에 점하나를 더 찍어볼 수 있었고, '한 번 몇개더 찍어볼까?' '색깔을 바꿔볼까?" 하면서 여러 시도를 거듭한 끝에 색색깔깔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래요.
사실 모든 것은 이 <노란점> 하나에서 시작되는 것 같아요. 아이와의 관계를 어떻게 개선할까요. 내 자존감을 어떻게 회복할까요. 언젠가 나의 일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수많은 질문이 우리에게 있지만, 우리가 처한 상황은 당장의 완벽한 성취를 주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그냥 ‘어차피 이러니 암것도 하지 말아버리자’ 싶은 마음이 들죠. 하지만 어찌되었건 무엇이라도 시작을 하고 점을 찍으면 변화는 시작되고 무언가는 만들어 지는 것 아닐까 해요.
3년전에 상담과 육아사이에서 느끼는 무능감을 해결할 길이 없어, 블로그에 첫 글을 썼어요. 2015.7.16 엄마발달과정에 대하여 라는 글을요. 여전히 댓글은 하나 달려있고 누적 조회도 100이 안되는 글.
하지만 조금씩 꾸준히 생각을 남겨야지 라고 다짐하며 써왔던 글이 저에게는 바로 그 <노란점>한 개 였던 것 같아요. 그 점 한개가 저의 죽어가던 경력이 되고, 육아스트레스를 딛고 서는 계기가 되었고요.
오늘도 아이와의 관계에서, 그리고 그로잉맘이라는 회사의 성장에 있어 막막하고 두려운 마음이 앞서지만, 저 역시 노란 점 하나를 찍어봅니다.
그림을 완성하지 않고 점 하나만 찍어도 된다고 생각하면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요. 그리고 나도 모르게 점 하나가 두개가 되고 연결이 되기도 하겠지요!
저의 블로그 친구 엄마들도 저와 함께 노란점 하나 찍어보시는 거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