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자급률 스마트팜이 해결할 수 있을까?
최근 몇 년 동안 스마트팜은 국내 식량자급률 상승과 식량안보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스마트팜이 식량 자급에 기여가 가능하다고 하는 논리는 대략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스마트팜이 인공지능과 자동화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공간 및 생산자원투여를 효율화할 수 있다.
2. 환경제어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3. 스마트팜 창업 지원 등을 통해 청년동 3만 명 육성 등 젊은 농업인 유입을 촉진해 농업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정부는 스마트팜의 확대, 이모작, 가루쌀·밀·콩 등 전략작물 재배를 통해 2027년까지 식량자급률 55.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는 이 부분에 대해 많은 의문을 가지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의문을 하나씩 정리해 보겠다.
1. 스마트팜을 통해 공간 및 생산자원투여를 효율화할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한 의문이다.
먼저 매번 식량자급률이라는 문제가 나오면 인용되는 통계를 찾아보자.
식량자급률에 포함되는 항목이 쌀, 보리쌀, 밀, 옥수수, 콩, 서류의 6종 식량작물과 기타로 구분되어 있다.
대부분이 우리가 생각하는 환경제어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운 노지작물이다.
노지스마트팜도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노지스마트팜은 다단 수직재배가 어렵고 생산자원투여 효율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 규모화 되어야 한다.
온실에서 6종 식량작물을 재배해야 한다는 현실성이 없는 말은 안 했으면 한다.
2. 환경제어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환경제어가 가능하다는 것은 외부 환경에 일정 수준이상 차단되어 있다는 말이다.
6종 식량작물 중에 외부 환경을 일정 수준 이상 차단해서 재배할 수 있는 작물이 없다.
환경제어보다는 환경을 예측하고 대응하는 개념이 대부분이고 노지스마트팜으로 정밀농업을 하더라도 결국 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스마트팜 즉 온실이나 수직농장은 대부분 엽채류(상추 등)나 과채류(딸기 등)를 재배한다.
확실하지 않지만 아마 기타에 포함되어 있을 것 같다.
아래 통계표를 보면 알겠지만 수요량과 생산량을 비교해 보면 기타를 100% 자급하더라도 식량자급률에 미치는 영향을 미미하다.
3. 스마트팜을 통해 청년농업인 유입을 촉진하겠다.
대부분의 스마트팜을 하는 청년농업인은 온실에서 토마토, 딸기 등을 재배하고 있다.
6종 식량작물을 재배해서는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후계농과 같이 큰 연고가 있는 청년 외에 청년농이 수익성이 거의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농업으로 유입되겠는가?
식량자급률을 높이려면 수익성이 거의 보장되지 않은 6종 식량작물을 재배하는데 청년농이 들어와야 하는데 청년농은 유입되고 있는가?
4. 마지막으로 정부의 2027년 식량자급률 55.5%는 가능한가?
나는 어렵다고 본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식량자급률 통계를 만든다면 현재의 식량자급률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통계상에 나오는 6종 식량작물은 기본적으로 농지 규모(넓이)에 영향을 받는다.
우리나라는 6종 식량작물을 재배하는 데 있어 충분히 높은 수준의 농업기술을 가지고 있고 이미 매우 효율적으로 재배하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노지스마트팜 기술을 적용하더라도 그 효율성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산업의 발전이 중단되지 않는 한 속도의 문제일 뿐 농지는 점점 줄어들 수 밖 없다.
결국 인구가 줄어들어서 수요량이 줄어들지 않는 한 식량자급률이 높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