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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허실 Jan 15. 2022

갈등이 없는 관계는 없다

갈등과 폭력, 관계의 상관관계

2019년까지 일했던 대안학교에서는 매년 1월이 되면 학생, 교사, 학부모, 졸업생이 모여서 교육토론회를 열었습니다. 


3년 전인가, 학교 운영위원회에 참여한 한 부모님이 교육과정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부모들의 의견을 더하고 싶다는 의견을 주셨는데 그렇게 할 바에는 차라리 학생들의 의견도 함께 넣자고 역제안을 해서 모두가 참여하는 토론회로 만들어버렸습니다.


학생들 사이에 갈등과 폭력의 문제의식이 생겨나면서 2019년에는 이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토론 주제가 갈등으로 정해진 이유는 과거에 비해 갈등이 더 많아진 부분도 있고 잦은 갈등조차 견디지 못하는 학생들이 늘어난 이유도 있는 것 같습니다. 또는 학생들의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을 무척 어려워하는 교사나 부모의 부족함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당시 교사회를 대표하여 발제 역할을 맡게 되었는데 여기에 발제문 내용을 늦게나마 이곳에 공유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주제의 민감성 때문에 글을 길게 썼지만 결국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딱 하나였습니다. 


어떤 히어로가 나타나도 갈등을
한 방에 해결해 줄 수 없습니다
결국 우리 스스로 풀어야 합니다


학교를 포함한 대부분의 청소년 기관에서 갈등과 폭력 상황은 가시적이든 비가시적이든 수시로 발생합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목격'한 어른들은 학생들과 갈등을 함께 해결하기보다는 각종 벌칙으로 갈등을 보이지 않게 눌러 버립니다. 


어른들이라고 학생들이 밉고 갈등은 눌러버려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 때문에 그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고 싶어도 어딘가 모르게 왜곡되어 있는 갈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불합리한 사회 제도 때문에 본인의 의지와 다르게 사회의 관성대로 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여기에 부족한 나의 과거 글을 공유하는 이유는 그런 상황 속에서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교사나 부모,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갈등이 생기면 바로 로그아웃할 수 있는 온라인 생활에 익숙한 현대인들은 갈등을 무척 싫어합니다. 그리고 갈등은 관계의 기본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갈등 없이 좋은 관계를 맺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그런 관계는 없습니다.


좋은 관계는 갈등이 없는 관계가 아니라 갈등이 생겨도 서로의 이해와 배려를 바탕으로 잘 풀 수 있는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교사 발제문 전문 (PDF) 


교사 발제문 전문 (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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