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청춘 산책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늘의 성은 Mar 14. 2019

서른이라고 쓰고 뭐 좀 아는 나이라고 읽는다.

서른아홉 번째 걸음. 한창 으스대고 싶은 서른 살.




30.

서른 살.

Thirty years of age.

이립(而立).







뭣도 몰랐던 10대와 뭐 좀 아는 척했던 20대를 지나 뭐 좀 알게 된 30대가 되었다.



'뭐'란?


세상은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음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적당한 거리가 있어야 그 관계가 오래 유지된다는 것.

끝맺음이 따로 없이 서서히 멀어져 끝나는 인연도 있다는 것.

'인생은 타이밍',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드라마 속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나이가 들수록 겁은 성장하고 배짱은 퇴화한다는 것.

뜨거운 열정보다는 차가운 냉정이 필요할 때가 더 많다는 것.

설렘보다는 편안함을 추구하는 내 모습을 당연하게 여기게 된다는 것.






머릿속에 저장된 것들을 뒤집어 생각할 수 있어야 하는 나이가 '서른 살'인 것 같다.


A만 정답인 줄 알았으나 B도 정답이었음을.

A를 도출하는 공식이 단 한 개인 줄 알았으나 여러 개가 존재함을.

시간이 지나면 혹은 상황이 변하면 A도 B도 아닌 다른 무언가가 정답이 될 수 있음을.


이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내 나이 서른.






이제 이렇게 살아보자.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하되, 완벽히 새롭게.

생각한 것은 행동으로 옮기되, 한 박자 천천히.

감정에 솔직하되, 말과 행동은 날카롭지 않게.

자신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되, 늘 겸손하게.

상황을 고려하되, 나이에 얽매이지 말고.


오늘은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날들 중 가장 젊은 날이니까.






이제 이러한 것을 바라본다.


좋은 사람이 나타났을 때, 그 사람을 알아볼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무작정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가고 보는 용기를 주소서.

귀찮음이 다가올 때, 이성이 감정을 앞서는 스피드를 주소서.

사는 것이 힘들 때,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음을 잊지 않는 기억력을 주소서.





매거진의 이전글 그 해 가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